정말 살아보고 싶은 아이오닉 9 시승기
아이오닉9을 선택하게 된 계기
지금 차를 탄지 10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차를 새로 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출퇴근거리가 150키로미터가 넘기 때문에 다음 차는 이왕이면 연료비가 적게 드는 전기차를 사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한번 충전으로 주행가능한 거리가 길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게다가 저는 아들이 두명있는데 캠핑을 정말 좋아합니다. 매년 10번 이상은 캠핑을 다녔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간단하게 차박을 할 수 있는 전기차가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를 염두에 두고 하남 스타필드에 가서 차를 실제로 보았습니다. 하남스타필도가 신차를 보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테슬라도 가보고 폴스타도 보았고 볼보, BMW, 제네시스 매장을 전부 돌아봤습니다. 가장 사고 싶었던 모델은 폴스타4였습니다. 이건 정말 잘 만든 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내크기, 주행거리, 디자인이 정말 맘에들었죠. 근데 모회사가 어렵고 소프트웨어가 테슬라에 비해서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아이오닉9이 공개되고 스타필드에 전시가 된다기에 찾아갔습니다. 인터넷으로 나온 공식 티저 사진을 봤을 때는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테슬라 모델Y로 마음이 이미 기울었지만 가봤습니다.

아이오닉9을 보고 나서 바로 다음차는 바로 이차라고 결정했습니다. 제가 한눈에 결정한 이유는 광활한 내부였습니다. 이전에도 SUV를 탔기 때문에 공간감을 포기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폴스타4는 SUV는 아니지만 공간감이 정말 컸거든요. 반면에 테슬라는 내부공간이 정말 협소했습니다. 아이오닉5와 비교할 수 있는 내부 크기였죠. 아이오닉9을 처음 보는 순간, 바로 이 크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기차 패밀리카의 표준이될 차라고 생각했죠. 그 다음에는 아이오닉9이 있는 전시장을 찾아가서 바로 계약했습니다.
현대 강남드라이빙라운지 시승신청
전기차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전기차 카페에도 가입하고 여러 정보를 모으는 와중에 ICCU 결함이라는 중대한 이슈를 접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불안했던 것은 차량의 외관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스포츠에서 얼굴만 보고 선수의 팬이 되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바 얼빠라고하지요. 얼빠에 대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실력을 보긴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기회가 되면 시승을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현대 홈페이지에서 아무리 찾아도 아이오닉9 시승은 없었기 때문에 못하고 있을 뿐이었죠. 하지만 전기차 카페에서 전화로 신청하면 아이오닉9을 시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지금은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합니다.) 강남 드라이빙라운지에 전화를 해서 아이오닉9 시승을 잡았습니다.

예약을 하고 예약 전일에 방문에 가능한지 확인을 한 뒤, 예약확인 문자를 보내줍니다. 저는 20분 정도 일찍 갔는데 일찍 출발하면 일찍 돌아와야한다고 합니다. 시승시간은 1시간, 처음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에 적응하기도 전에 시승이 끝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승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웅장한 크기가 무게가 느껴지지만 묵직하지 않은 드라이빙
차에 타면 엄청난 공간감에 한번 놀랍니다. 비대면 시승이기 때문에 원하는 곳을 한시간 안에 다녀오기만 하면 됩니다. 추천 코스가 있긴 하지만 저는 서울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강남을 한시간 동안 돌아봤습니다.

전체적인 조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침 내장재 색깔이나 외부도색은 제가 선택한 색과 같기 때문에 평가하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계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륜구동 성능형을 선택했는데 마침 제가 시승한 차도 4륜구동 성능형이었습니다. 계기판을 통해 동력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볼 수 있는데 4륜구동임에도 불구하고 후륜으로 달리는 비중이 월등히 많았습니다. 기존의 전륜구동 내연기관과 다른 구동방식이죠. 저속에서 4륜으로 구동하는 게 더 많았습니다. 저는 험한 길을 다닐 때가 종종있기 때문에 무조건 4륜 구동을 사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이오닉9도 4륜구동 성능형으로 샀는데 잘 포장되어있는 도로를 주로 주행하시는 분이면 성능형 사륜보다 항속형 사륜을 사는게 더 합리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동승자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각도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뒷좌석의 승차감도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조수석의 공간이 엄청나게 큽니다. 디사미라고 불리우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보이는데요. 이게 저는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거울로 보기에도 보는 것보다 사물이 가까이에 있다고 하는데 디지털로 보려니 거리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빨간색 노란색으로 거리가 표시되긴하는데 이것도 자주 타보아야지 적응이 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디자미 옵션을 빼고 계약했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에 적응하면 다시 또 거울형 사이드 미러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사이드미러가 실내에 있기 때문에 다른 차를 타면 실외를 잘 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회사를 다닐 때 회사차를 아무래도 많이 몰아야하는데 디사미에 적응되면 아무래도 회사차를 몰 때는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파노라마 선루프도 장착되어있었는데 아이오닉5에 있는 비전루프와 같은 개방감일 줄 알았는데 중간에 검은색 가로대가 하나 있는 것을 보고 팍식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있는 걸 계약했죠. 파노라마선루프가 있으니 확실히 개방감이 엄청납니다. 이건 제가 그동안 선루프가 없었던 차를 타고 다녀서 그렇게 느낀 것을 수 있습니다. 살아보세요라는 캐치프라이즈 처럼 이번에서 차에서 한번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넣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안반데기 같은 곳에 가서 선루프를 통해 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운전을 해보니 확실히 차가 무거운 차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삼성역 공사현장을 지날 때 심하지 않은 요철구간이 있었는데 무거운 차체 덕분에 통통거리는 느낌없이 지나갔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요철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션이 상당히 부드러워서 중형세단의 승차감을 느꼈습니다.
한번 살아보고 싶은 광활한 실내공간
저는 느끼지 못했지만 실내공간이 진짜 넓습니다. 이 차는 운전자가 느끼는 공간과 동승자가 느끼는 공간감의 차이가 월등합니다. 사실 운전하는 사람이 누리는 공간은 이차 전체의 1/10 수준밖에 되지 않죠. 2열 독립시트는 말할 것도 없고 3열까지 가도 무릎 앞과 머리 위 공간이 넉넉합니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한다면 정말 살아도 될 정도로 넓은 공간감이 나옵니다. 이번에 실내 색상이 올블랙을 제외하고는 밝은 색 투톤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공간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적 디자인일 겁니다. 2열에 모니터가 달려있는 풀옵션이었지만 저는 이런 옵션을 뺐습니다. 굳이 자동차를 타면서 미디어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뒷좌석에서 안마모드를 켜보았는데 애교 수준의 안마입니다. 저는 이 옵션은 뺐습니다. 직접 타보니 빼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뒷열 문에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가림막이 있고 손잡이에 컵홀더가 있습니다.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열에서 바라보는 3열의 모습입니다. 필러 사이에 창문이 큼지막하게 있어 3열에 탄 사람도 심심하지 않게 밖을 잘 구경할 수 있습니다. 3열에도 컵홀더가 있고요.

모든 좌석에 따로 C케이블이 있습니다. 이제는 충전 때문에 싸울일은 없습니다. 보스 스피커 시스템이 3열까지 꽉채워져있습니다. 이 보스시스템은 노이즈캔슬링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노면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옵션인데요. 그래서인지 소음이 정말 느껴지지 않습니다. 풍절음도 거의 없고 요철을 넘을 때 나는 소리도 없습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게 고급 세단을 타는 기분입니다.

이건 운전석 문짝입니다. 위치를 기억하는 메모리와 함께 안마기능이 있습니다. 사실 안마는 아니고 허리의 압력을 분산해주는 거라고 하는데 틀어보니 허리와 엉덩이를 꾹꾹 눌러줍니다.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별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졸릴때 이런거 켠다고 잠이 달아날까 싶습니다. 피로를 줄이려는 목적이겠지만 저는 원래 장거리를 운전해도 피로해지지 않습니다.

제가 탄 시승차 옵션입니다. 강남시승센터에는 이차 한대만 있는거 같아서 대략 같은 옵션의 시승차를 타시게 될 확률이 큽니다. 화이트펄, 다크힐 색상의 캘리그래피 풀옵션이죠. 6인승이며 21인치 휠, 파노라마선루프가 달려있습니다. 전화로도 시승예약이 가능한데요. 강남 시승센터는 02-3452-7365번입니다.

차라고는 전문적으로 타보지 않은 제가 하는 평가가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을 느꼈습니다. 패밀리카로 운영하기에 딱 좋은 질감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편안한 승차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스포츠모드와 일반모드를 타보았는데 스포츠모드는 조금 울컥울컥하는 느낌이 있어서 저는 일반모드나 에코모드로 주행하고자합니다. 또 회생모드는 1단부터 3단까지 써보았는데 1단으로 쓰면 이게 회생모드인지 모를 정도로 회생모드의 느낌이 완화되었습니다. 저는 높아봐야 2단 정도 쓸 예정입니다. 아이오닉9을 구매하시고자하면 반드시 시승을 한번 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한 시간 시승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정말 제한적입니다. 특히, 시내주행을 한다면 시작하자마자 바로 끝날 정도로 짧은 체감시간이죠. 그래도 타보니까 내 선택이 틀리진 않았구나 확신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