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의 남자가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킹스맨 : 더 시크릿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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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의 남자가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킹스맨 : 더 시크릿 에이전트)
감독 : 매슈 본
원작 : 마크 밀러, 데이브 마킨스
배우 : 해리 하트(콜린 퍼스), 발렌타인(새뮤얼 L. 잭슨), 애그시(테런 에거튼), 아서(마이클 캐인), 가젤(소피아 부텔라), 록시(소피 쿡손)
공식을 뛰어넘는 순간 천재가 나온다. 킹스맨은 완벽하게 첩보 액션 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는 동시에, 기존의 첩보물을 비꼬며 넘어서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007 시리즈에 대한 존경심은 버리지 않았다. 욕심많은 천재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다보면 느낄수 있다. 천재가 만든 영화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정통 007 시리즈와 신출내기 첩보 영화의 사이
주제는 진지하지만 진지하지 않고 이야기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영국 특유의 악센트를 가지고 있는 귀족 첩보원 조직에 철저한 뒷골목 출신 마약쟁이 애그시를 특급 첩보원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큰 줄거리만 보더라도 정통 007 시리즈의 첩보물과 B급 액션의 장점을 버무리겠다는 야침찬 계획을 옅볼 수 있다.
잔혹하지 않은 노골적 폭력
킹스맨에서 나타나는 가장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진지할수록 진지하지 않은 표현을 통해 잔인함을 희석하려는 시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전 작품인 킥애쓰에서 보여주었던 것 처럼 노골적으로 폭력을 실행하지만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다.
애그시가 해리 하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펍에서 벌어지는 액션씬에서도 칼에 찔리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칼을 맞는 쫄따구의 어이없는 표정을 통해 시선을 분산한다.
교회에서 3분이 넘게 벌어지는 엄청난 학살 씬에서도 빠른 비트의 음악과 절묘한 카메라 앵글 조정과 빠른 화면 전환으로 크게 잔인한 장면은 나타나지 않는다. 폭력의 강도에 있어서는 결코 약하게 볼 수 없는 엄청난 대학살극이며 묘사도 뛰어나지만, 비위 약한 관객이 잔인해서 못보겠다는 수준의 잔혹함은 보여주지 않는다.
결말 부분에서 머리가 대놓고 터지는 장면에서는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색체의 아스트랄한 표현을 통해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동시에 고막을 때리는 '위풍당당 행진곡'에서는 줄타기의 백미가 느껴진다. 잔인할 수록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킹스맨 액션의 강점이다. 발렌타인처럼 피를 보면 토를 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잔혹한 폭력을 잔인하게 표현하지 않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다.
클리쉐에 대한 과감한 도전
"이건 그런 영화와는 달라" 해리하트가 발렌타인의 총에 죽을 때와 발렌타인이 애그시에게 죽을 때 나온 대사다. 노골적으로 기존 영화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클리쉐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결말에 있어서도 클리쉐에 대한 도전을 숨기지 않았다. 악당의 꿈은 왜 항상 실현 직전에 좌절되어야 하는지 신물도 지루할 정도로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발랜타인의 꿈은 어느정도 이루어 진다. 이정도면 발렌타인의 목적이 1/3은 이루어 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클리쉐는 지켜졌다. '이건 그런 영화와 다르다'는 대사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내뱉는 멋들어진 말이 되었고, 악당의 꿈도 끝내 좌절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시도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영역의 확대는 항상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사람들에 의해 확장된다. 기존의 클리쉐가 가지고 있는 지루한 한계점을 늘려갈 수 있다면, 이런 도전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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