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비주류가 좋다.
다른 사람에게 많이 노출이 되는 주류보다 그 아래 숨겨져 있는 비주류가 좋다.
주류는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곱씹으며 동질감을 형성하지만 비주류들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현장에 내가 존재하고 그들의 곁에서 호흡할 수 있다.
마치 중소 가치주를 발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KBO리그보다는 K리그를 좋아하고 K리그 클래식 보다 챌리지를 더 좋아한다.
간혹 가다 맞이하는 비주류들의 성취를 들으면 돌지난 셋째딸이 첫 걸음마를 하는 듯한 감동을 받는다. 주류들의 성취는 이미 너무 익숙해서 질소70프로 산소30프로 처럼 특별할 것도 없다.
다같이 몰려가는 어린이날의 화려한 에버랜드보다 집앞 공원에서 궁색하게 비눗방울 기계나 돌리는 것이 나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다.
비주류를 탐닉하는 일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났다가 행인들의 발걸음에 맥을 못추고 밟혀나가는 잡초들 가운데서 유독 아름다운 들꽃을 발견하는 것 처럼 세밀한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