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커피 성지, 왈츠 앤 닥터만 카페
바리스타의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커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파고 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커피가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이렇게나 많이 품고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세상에는 수많은 커피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베트남 등지에서 많이 키우는 카네포라, 고급 커피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아라비카, 희귀한 품종인 리베리카, 그리고 이 세 큰 분류에서 파생한 수많은 품종이 전 세계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노지 재배를 꿈꾸며 커피를 연구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왈츠 앤 닥터만의 박종만 관장님입니다.
커피를 공부하면서 왈츠 앤 닥터만 커피 박물관을 알게 되었고 언제가 한번은 꼭 가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업무차 주변을 지나가게 되었고, 드디어 다짐만 하던 그 카페, 왈츠 앤 닥터만에 가기로 했습니다.
왈츠앤닥터만은 2층의 아담한 건물입니다. 바로 앞에는 북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앞마당 앞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지나고 있고 그 앞에는 푸른 물이 펼쳐져 있습니다. 붉은 벽돌은 마치 테라로사 같지만 왈츠앤닥터만이 한참 전에 지어졌습니다. 커피 재배지의 비옥한 붉은 토양이 생각나는 외관입니다. 1층은 강쪽으로 탁 트여있습니다. 2층은 가보고 싶었던 커피 박물완인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박물관은 유료로 로스팅과 드립 등 체험도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는데 언젠가 코로나 19가 안정되면 다시 와서 관람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리에 앉아보니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식사도 하고 와인도 마시고 계셨습니다. 개방되어 있는 실내에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되어 있는 음식점이었습니다. 다들 창밖을 한쪽으로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도 여기서 하와이안 코나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를 시켰습니다.
커피가격은 후덜덜합니다. 박종만 원장님의 커피에 대한 고집과 철학에 동의하는 사람만 먹을 수 있을만한 가격입니다. 제가 먹은 하와이안 코나는 한잔에 18,000원이었습니다. 컵도 꽤 품격있는 잔이라고 하는데 제 잔은 어디껀지 잘 모르겠네요.
커피를 시키면 수제 쿠키와 설탕을 줍니다. 수제쿠키는 커피와 함께 먹으면 좋을 정도의 무게감있는 맛이고 설탕은 보석처럼 색이 들어간 결정이었습니다. 잘 내려진 드립커피를 먹고 한 꼬집해서 먹으면 심심하진 않은 맛 이 납니다.
커피맛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비싸서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비슷한 원두로 제가 내렸던 것과는 다른 맛이었습니다. 내리는 기술과 사람에 따라서 맛이 차이가 생각보다 큰 느낌입니다. 이곳은 커피를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에 최선을 다 한다고 합니다. 홀 매니져도 신라호텔 출신의 지배인이 직접 손님을 능숙하게 응대하고 서빙합니다.
내부에도 신기한 게 많습니다. 파이프오르간이 좌측에 살짝 보이네요. 빅토리아시대 영국 왕실에서 쓰던 조명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난 뒤 저 등은 지배인님이 실제로 불을 붙여 주셨습니다. 아직도 실제로 쓰고 있더라고요. 내부에도 여기저기 엔틱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오래된 카페느낌이죠. 커피도 풍경도 모두 만족스러운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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