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코스피가 박스피 오명을 벗어 던지고 드디어 삼천피 시대를 열었습니다. 코스피 삼천시대 이야기가 나온지는 10년이 넘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이후 줄 곧 박스권을 헤매이던 코스피가 개인이 끌어올려 삼천 포인트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공매도는 왜 있는 것인가?
개인의 힘으로 끌어올린 코스피가 3천을 넘어선 지금 가장 핫한 이슈는 무엇보다 공매도 재개입니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팔아서 나중에 갚는 제도로 주가의 하락이 예측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현재 주가가 100원인데 50원으로 하락할 것 같다면 지금 1주 빌려 매도하고 50원으로 떨어진 이후에 주식을 빌렸던 주식을 갚으면 50원 이득을 보는 것이죠.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식으로 공매도를 쳐 돈을 벌면서 주가를 안정시켜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공매도 금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절 이후 지금이 두번째입니다.
공매도가 개시되면 많이 올랐다고 평가 받는 주식들부터 기관들이 공매도를 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셀트리온 정도가 있겠죠.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8년 이후에 공매도 금지가 풀릴 때 증시가 하락한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무엇보다 작년 대비 코스피가 70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과열양상을 띄고 있고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늘었습니다. 개인의 매수가 기관의 집단적인 매도를 이겨내기는 힘듭니다. 동학개미들도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에는 각개전투로 뿔뿔히 흩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안 좋은 소리일지 모르지만 공매도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입니다. 주식이 투기장으로 바뀌어 과열이 될 때, 누군가는 그 열을 식혀줘야합니다. 존버가 투자의 답이 되어버린 지금, 주가가 떨어진다고 누가 주식을 팔까요? 오히려 떨어지면 존버, 더 나아가 추매를 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락의 여지는 줄어들고 대세 상승에 힘입어 버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누가봐도 버블이 예상된다면 제동장치가 필요합니다. 버블이 커진 뒤 터지면 피해가 훨씬 커진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책입안자는 버블을 경계하고 공매도를 통해 시장에 매도물량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하고 거품을 제거하려 하는 것이죠.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더 뜰거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공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시장 가격을 조정합니다.
개미는 공매도를 왜 싫어할까?
공매도가 이런 순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걸까요? 공매도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개인은 공매도를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주식을 빌릴 수도 없다보니 내다 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관은 다르죠. 자기들끼리 가지고 있는 주식 혹은 개인의 계좌에 있는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칩니다. 개인은 주가가 빠지면 죽을 쑤는데 기관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부터 개미는 열이 받습니다. 그렇다고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슈퍼개미하고 할지라도 기관에 비하면 개미는 개미일 뿐 힘이 없습니다. 조직적이고 합법적으로 정보를 풀고 움직이는 조직에 대항해 공매도를 뿌릴 능력도 없습니다. 만약, 기관이 한 회사를 대량 공매도 친 뒤, 그 회사에 대한 안 좋은 평가 정보를 뿌리면 개인 투자자들은 ‘아 그 회사가 이런 악재가 있어서 주가가 떨어졌구나’ 생각하며 넘어갈 것입니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반대하는 이유는 공정성입니다. 떨어지는 칼날을 받아낼 수밖에 없는 개인은 칼날을 일부러 떨어뜨리고자하는 기관과 외국인을 좋아할리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공매도를 쳐서 주가를 내리기엔 힘이 없습니다. 애초에 시장은 개인에게 불리한 조건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공매도는 반드시 필요하고 개인은 공매도를 싫어합니다. 반대청원하고 뭘해도 공매도는 어쨋든 재개가 됩니다. 시점이 문제죠. 금융위는 3월에 하겠다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5월에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민주주의에서는 여론이 깡패이기 때문이죠. 결국 선거 이후로 조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버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개인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투자를 한다면 공매도 제도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정이 되든 말든 공매도가 시행될 것 같다면 예전과 다르게 일시적 조정은 올 것입니다. 그렇다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공매도 영향이 없는 외국주식의 비중을 지금부터라도 늘려 놓는 것이 답입니다. 이번 공매도 부활 때는 대형주 위주로 공매도가 판을 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환도 필요합니다.
호황이 계속 될수록 불황에 대비해야합니다. 투자는 지속하되 포트폴리오는 다변화해야합니다. 주식, 현물, 달러, 해외자산 등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시점입니다.
'경제이야기 > 알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은행 포인트 플러스 GRANDE 카드 혜택 (0) | 2021.05.06 |
---|---|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 예상 시 주식관리는 어떻게 할까? (18) | 2021.01.15 |
GS홈쇼핑과 GS리테일 합병, 향후 전망은? (19) | 2020.11.10 |
GS홈쇼핑, 사업구조를 바꾸며 성장하는 회사 (19) | 2020.11.09 |
금 언제살까? 실질금리와 금값의 관계 (5) | 2020.08.25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우리은행 포인트 플러스 GRANDE 카드 혜택
우리은행 포인트 플러스 GRANDE 카드 혜택
2021.05.06 -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 예상 시 주식관리는 어떻게 할까?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 예상 시 주식관리는 어떻게 할까?
2021.01.15 -
GS홈쇼핑과 GS리테일 합병, 향후 전망은?
GS홈쇼핑과 GS리테일 합병, 향후 전망은?
2020.11.10 -
GS홈쇼핑, 사업구조를 바꾸며 성장하는 회사
GS홈쇼핑, 사업구조를 바꾸며 성장하는 회사
20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