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평양냉면 맛집, 허밍면옥
오랜만에 평양냉면을 먹었습니다. 더운 날이 다 지나가는데 무슨 평양 냉면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비내리는 정취를 함박 담은 소양강 주변에서 평양냉면을 먹으니 감회가 남다르긴 했습니다. 아직 통일도 안되서 평양은 못가지만 평양냉면은 시간 날때마다 먹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평양에 직접가서 먹는 날도 오겠죠.
허밍면옥은 이름부터 조금 특이했습니다. 추천을 받아서 간 집이었는데요. 춘천시 우두동쪽 먹자골목 뚝방길 맞은 편에 있습니다. 이름이 조금 특이합니다. 특히 밍이라는 글자는 애칭 정도에서만 쓰이는 글자라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밍밍한 맛을 내는 평양냉면에게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허밍면옥입니다. 전면이 폴딩도어형식의 유리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현관쪽을 전부 개방할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와서 먹는다면 전면이 탁 트인 시원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평양냉면 전문점이라는 사실이 확 와 닿습니다. 평양냉면, 그리고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맛이 궁금한 허밍냉면, 허밍냉면은 비빔냉면입니다. 그리고 랭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보이는 메뉴는 딱 두개뿐입니다. 평양냉면과 사리추가, 평양냉면의 가격의 경우 9천원입니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더라구요. 요새 평양냉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옛날이라면 비싸보이는 9천원이라는 가격에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가가 너무 오르고 그에 따라 제 기준도 바뀌고 있나봅니다. 특히 냉면 물가는 정말 가파르게 오릅니다.
수저도 정갈하게 잘 나옵니다. 별도의 수저 집이 아니고 종이 냅킨에 쌓여 나옵니다. 테이블 마다 두개씩 세팅이 되어 있었으나 저는 혼자갔기 때문에 한개만 썼습니다. 냉면을 코리안 콜드 누들이라고 써 놓았네요
허밍면옥의 인테리어는 그동안 보아온 평양냉면 전문점과는 조금 다릅니다. 세련되고 현대적입니다. 가게에 틀어놓은 음악도 잔잔한 재즈 스타일의 음악이 나왔습니다. 진열장에는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고 시계도 독특합니다.
전체적으로 볼때 젊은 감각이 느껴집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집니다. 안에서 바라보는 밖의 모습도 충분히 분위기 있습니다. 강가에 비도 오니 정말 운치있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인 것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입니다.
드디어 평양냉면이 나왔습니다. 춘천 시내에서 기르는 식용 꽃이 데코레이션으로 올라갑니다. 1등급 한우와 국내산 돼지고기로 12시간 이상 고아서 육수를 만든다고 합니다. 면발도 평양냉면 특유의 딱딱한 질감과 끊기는 맛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비가 오기 때문에 서비스로 녹두전을 두조각 주셨습니다. 감성적입니다. 녹두전과 평양냉면을 보니 전통소주가 땡겼지만 차를 끌고 왔기 때문에 냉면만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가까이서 그냥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식용꽃 밑에는 오이절임, 그리고 그 밑에는 배, 그리고 그 밑에는 소고기 그리고 그 밑은 무 절임, 마지막으로 냉면으로 플레이팅이 되어있습니다. 맑은 육수에는 간장으로 약간 간을 한 듯한 맛이 있습니다. 국물은 한번 맛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사리추가를 외쳤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를 받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녹두전도 맛있지만 찍어먹는 간장에 들어있는 청양고추가 정말 좋았습니다. 매콤한 청양고추와 녹두전, 정말 최고의 조합이죠. 이 조합만 보면 평소에는 별로 즐겨 마시지 않는 막걸리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오늘은 차를 가져왔으니 참기로 합니다. 제가 운전을 못하면 대리기사님이 해야하는데 그럼 평양냉면을 9천원이 아니고 2만 5천원을 주고 먹는 셈이 됩니다.
육수를 한입 먹자마자 사리추가를 외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그릇을 비워 갈때 쯤 사리가 추가 되었습니다. 사리를 받아 먹던 냉면 그릇이 부으면서 왜 육수는 안줄까 생각하려는 찰나 육수도 다른 그릇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사리를 식초와 겨자를 푼 육수에 넣었기 때문에 새로 준 육수는 식초와 겨자를 넣지 않은 담백한 맛 그대로 물처럼 마셨습니다. 식초도 전통방식 그대로 발효시킨 다시마 식혜를 쓴다고 합니다. 저녁시간 때는 자주 혼밥을 하는데 오늘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맛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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