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투자를 위한 준비 단계<가계부작성>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간다. 작년 말에 결혼을 해서 분에 넘치는 호사를 누리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늘었다.
우리 가족 만큼은 풍족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부족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마음이 조급해지고 여유가 없어졌다. 삶이 퍽퍽해지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현재 상태를 알지 못함에서 오는 불안함, 그리고 당장 변할 수 없는 수입에 대한 불평만 늘어 놓고 뭐하나 실천하는 것이 없으니 불만이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부터라도 무언가 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투자일기를 작성하려고 한다. 거창하게 처음부터 많은 것을 이루기보다 조금씩 줄여나갈 부분은 줄여나가고 차곡차곡 쌓을 것은 쌓아나가고 벌어들일 것은 조금 더 벌어들이면서 아끼고 불리면서 경제적 여유도 잡고 정서적 평온도 잡으면서 여유롭게 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정 먼저 해야할 일은, 지금 우리 가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을 하고 나서 이런 저런 이유로 가입되 온 카드를 정리하고, 은행 계좌에는 얼마나 있는 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사용할 카드와 사용하지 않을 카드를 분류하고, 통장도 목적에 따라 분류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가계부를 작성하기로 했다.
대학생 때도 가계부를 작성하였었다. 그때는 물론 가계부가 아니라 용돈기입장 수준이었지만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한 때는 체크 했었다. 그것을 왜 안하게 되었는가 하면 어느날 용돈기입장을 보는데 대부분의 금액이 식대로 나가고 있었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당장 먹고사는데만 모든 돈을 소비하는 학생이 제대로 돈을 굴릴 수가 없었다. 대학생 때 용돈기입장을 쓰는 것은 경제 생활을 위한 사전 단계로 중요할 수 있지만 절대 의미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대학생때는 그렇게 용돈기입장을 쓰다 말았지만 그로인해 얻은 것이라면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스마트한 가계부 작성법이다. 스마트폰, 패드, 컴퓨터에서 동시에 가계부를 작성할 수 있게 되니 정말 꼼꼼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또 체크카드를 주요 지출 수단으로 사용하다 보니 틀린 부분이 있으면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서 틀린 부분을 빠르게 찾아 수정할 수 있었다.
지금 가계부를 쓰면서도 이런 점은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나는 후잉(Whooing.com)이라는 가계부 프로그램을 쓴다. 다른 가계부 프로그램도 많이 있지만 후잉은 복식부기라는 것과 개발자의 빠른 업데이트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아이폰, 패드, 컴퓨터에서도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게 편했다.
복식부기라는 점은 가계부를 작성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다. 예전이었으면 상상도 못하는 장부정리이지만 인터넷 가계부가 이만큼 발전했다니 새삼 놀라웠다. 복식부기 가계부를 기존 금전출납형식의 단식부기와 비교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각 계정별로 자산을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각각의 통장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쉽다. 예를 들어, A통장에서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있는데 B 통장을 주거래 통장으로 이용하는 경우, A통장에 돈이 부족하게 있어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때가 있다. 복식부기 형식으로 작성하면 계정에 있는 금액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을 확률이 줄어든다. 또한 계정별로 얼마간의 금액이 있는지 따로 따로 확일 할 수 있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통장을 분류해 놓는 다면 잔액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자산의 상태를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둘째, 부채관리에 용이하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10만원을 빌려줬다고 해보자. 일반 가계부에서는 10만원 지출로 처리를 할 것이다. 나중에 누구한테 돈을 빌렸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지출 목록을 전부 뒤져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복식부기로 된 가계부를 이용해 부채계정으로 10만원을 옮겨 잡아 논다면 훨씬 찾아보기도 쉽고 친구로 부터 돈을 받아내기도 용이하다. 야박할 수 있지만 친구일 수록 금전관계는 확실하게 해야한다.
셋째, 누가 지출을 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복식부기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명이 한번에 가계부를 작성할 수 있으며 누가 어느 계정에서 돈을 썻는 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쓰는 사람별로 따로 계정을 만들면 가계부를 쓰는 사람 개인별로 수입, 지출 내역을 확인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산한 결과까지 파악하기 용이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소득은 장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오는 자신감이다. 용돈기입장 처럼 단순하게 수입, 지출만 적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금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을 하게 된다. 가계의 자금을 운영하는 사람은 회사의 자금을 담당하는 CFO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나를, 우리 가족이 회사와 같다는 마음가짐으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예산을 세우고, 투자를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어야한다. 예전 처럼 집에서 볼펜 똥을 뭍혀가며 부족해지는 통장잔고를 보며 한숨만 내쉬는 대신, 체게적인 계획을 세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복식부기를 이용한 가계부를 작성하면 얻는 것이 많다. 수입, 투자, 지출.. 이런 것들이 머릿 속에만 막연하게 떠돌면 죽도 밥도 안된다. 눈에 보이게,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자금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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