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스러우면 어때, 울기만 했음 됐지 - 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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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영화 포스팅입니다. 그동안 육아와 회사생활에 지쳐 영화관을 자주가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12월 이후 보고싶은 영화들이 폭증하면서 영화를 꼭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마침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신과 함께>라는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신과 함께>는 하정우, 차태현 주연, 김용화 감독의 작품입니다. 누적관객수는 1월 12일자로 1,224만명을 기록하며 천만 신화를 썼습니다. <신과 함께>는 무한도전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주호민 작가가 원작인 것으로 유명하죠. 저도 예전에 웹툰으로 연재할 때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열악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전 웹툰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 속편을 예고하는 부분에서야 웹툰이 저승편과 이승편으로 구분되어 있었다는 기억이 조금 나긴 했습니다.
웹툰 <신과 함께>가 영화화 되었다고 한 순간부터 궁금했던 점이 있었는데요. 그 생소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였습니다. 하정우하니까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는데, 하정우 주연, 윤종빈 감독의 군도가 생각났습니다. 그 영화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조진 영화 중에 하나죠. 그런 점에서 <신과 함께>는 원작의 내용도 잘 살리는 한편, 영화적 구성도 뛰어났습니다.
그래픽이야 조금 어색하기는 혹자에게는 조금 어색했을 수도 있지만 지옥이 어떻게 생긴지 모르는 우리에게 그래픽이 어색해보이는 것 쯤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죠. 고양이나 소가 과장되게 표현된 것도 원작이 만화니까 만화적 기법의 한가지로 보아 넘겨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점은 감정선을 잘 유지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신과 함께>에서 이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지나치게 눈물을 짜는 것에만 집중하면 영화가 지루하고 분위기도 침체되기 마련입니다. <신과 함께>는 느러지고 지루해질만할 때마다 적절하게 긴장감을 부여해줍니다. 사실 그러다 보니 사건 사고가 많고 영화의 스토리가 조잡해질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우리와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관객들도 그런가 보다 하면서 잘 견디고 넘어갈 수 있는 간격을 줍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목적이 분명하고 성격이 뚜렸합니다. 차태현이라는 배우도 캐릭터와 너무 잘 맞습니다. 하정우나 이정재도 물론 잘 맞지만 제가 특히 놀란 캐릭터는 바로 김향기가 연기한 덕춘의 캐릭터 였습니다. 늙지 않는 김향기씨도 그랬지만 연기하는 덕춘이 너무 원작과 닮았습니다. 이번 영화는 캐릭터 선정이 정말 탁월했습니다.
교훈, 재미, 감동 뭐하나 빠지지 않습니다. 뭐 사실 가족이 죽는 이야기가 안슬프기는 힘들지 않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야기가 죽음을 초원한 존재와 공간에서 벌어진다는 점에서 색다릅니다. 그 안에서 교훈까지 찐하게 주고 있죠.
사실 이번 영화는 포스팅을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왜냐면, 사실 너무나도 진부하고 신파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크게 쓸만한 내용도 없는 영화입니다. 원작을 비교적 잘 살렸고 이야기도 전달을 잘 했기 때문이죠. 너무 환경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진행되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포스팅을 남기는 건, 간만에 시원하게 울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군더기기 없이 깔끔하게 눈물을 빼고 싶다면 정말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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