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 그게 돈이 되겠어?
그게 돈이 되겠어?
이번에 본 영화는 <돈>입니다. 영화 돈은 과연 돈이 될까요? 제가 보고 온 결과 돈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돈을 내고 봤으니까요. 오랜만에 아주 따끈따끈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바로 어제(3,20) 개봉했죠. 이렇게 개봉한 영화를 하루만에 본 것도 오랜만이었습니다. 이번 영화는 크랭크인 될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루만에 25만 관객을 불러이르키며 어느 정도 초반 흥행에 성공한 듯 싶습니다. 경쟁작인 캡틴마블을 일시적으로 밀어내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류준열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 부터가 이례적이었습니다. 잘생긴 배우가 아닌 다소 촌스러운 느낌이 나는 특이한 외모의 류준열과 돈, 언뜻보면 잘 어울리지 않지만 영화의 배역을 두고보면 흠잡을 구석이 없는 외모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알게되었을 때 가난뱅이가 어떻게 돈을 벌게 되는지 그 구조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현실에서 응용할 부분은 없을지 생각해 보았는데, 별거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브로커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게 그 답이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 곁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가 봅니다. 마치 영화 더 킹(2016)에서 주인공이 권력을 얻기 위해 그 곁불을 쬐는 듯, 류준열이 연기하는 조일현 역시 돈을 벌기위해 돈이 모이는 여의도 금융시장으로 들어갑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저는 돈 벌기는 틀렸다 생각했습니다.
극 중 주연을 꼽으라면 당연히 세명입니다. 조일현 역을 맡은 류준열, 증권가의 숨겨진 설계자 류지태, 그리고 사냥개 처럼 한 번 물은 먹이는 놓지 않는 금감원 검사역 한지철 역을 맡은 조우진입니다. 오랜만에 본 유지태는 정말 중후한 목소리에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감(2000)이나 주유소습격사건(1999) 때 이런 유지태의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지적인 악당역을 하기에 이제 우리나라에 유지태 만한 배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지태도 나이는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 덕에 더 중후한 멋이 생긴 것일지도 모르죠.
조우진 역시 예전에 내부자들(2015)에서 여기썰고 저기썰던 지적인 악마 역할에서 전형적이고 열정적인 회사원의 모습으로 변신하였습니다. 하지만 금감원 검사역이 너무 열정적이고 초라하게 나온 듯하여 현실감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현실 속에서 가난한 검사역은 이렇게 전투적일 수 없습니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려면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눈치 안보고 정의만 지키며 막 살 수 없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류준열의 연기는 이제 흠 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완성되었습니다. 문제는 역할이 너무 전형적이었다는 것이죠. 돈을 벌면 꼭 예전 애인을 차버려야 하는가?, 그리고 주변 친구에게 난폭하게 굴기 시작하며 궁상을 떠는 부모의 밥그릇을 한번 엎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돈을 벌면서 겸손해 진 사람들도 꽤 있는데 말이죠. 노력없이 갑자기 들어온 횡재는 사람을 망친다는 근거 부족한 속설을 과하게 풀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돈은 죄가 없습니다. 항상 돈을 만지는 사람이 문제죠. 류준열이 맡은 조일현이 돈을 벌고 그렇게 돌변한다면 그것은 조일현이 처음부터 못되 처먹은 새끼였다는 것입니다. 다만 돈이 없어서 사람을 막 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착한 척 연기했던 것이 겠죠. 입장이 바뀌면 성격이 돌변하는 사람은 주변에 흔히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이런 사람들을 경계해야합니다.
부자가 되기 싫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을 때는 행복을 사기에 돈이 모자르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아야합니다. <돈>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돈과 진정한 행복은 서로 반대 의미인 양 그리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가 생깁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한 가정은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해지고 돈이 있지만 불행한 가족은 돈이 없으면 더 불행해 진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합니다. 너무나도 불행한 현실에 눈물을 질질 짤때도 쉐보레 스파크를 타며 우는 것보다 벤츠 S 클래스 보닛 위에 누워서 우는 것이 더 폼 납니다.
구구절절 잡스러운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래의 내용을 읽는 분들은 조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영화의 내용은 너무 전형적입니다. 시작의 도입부분은 마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3)를 보는 듯 했으나 내용은 완전 딴판이었습니다. 왜 돈 곁에만 서면 인간성을 그리 상실해 버리는 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전형적이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속이 편합니다. 다음에 나올 내용이 너무 뻔하기 때문이죠.
여의도 어딘가에는 있을 거 같은 작전 세력, 그리고 브로커들의 세계를 다루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브로커라고 말을 하지만 쉽게 말하면 그냥 영업사원입니다. 거래를 하며 수수료를 떼먹는 직업이죠.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벌기에 영업사원만한 직업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도 잘되는 사람만 주목 받기 때문에 수면아래서 무실적에 고통받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잘 퍼지지 않기도 합니다. 주인공인 조일현은 정말 너무나도 재수 좋게(?) 얻어걸립니다.
주요내용은 어리버리한 신입이 조력자를 만나 증권가의 숨은 설계자를 만나 성공하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현실에서 어리버리한 신입이 그 만나기 힘들다는 증권가의 숨은 설계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뭐 어쨌든 영화는 조일현이 설계사를 만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누구나 꿈꿔왔던 부를 누리게 되죠. 하지만 극중 한지철이 이야기 하 듯 노력없이 번 돈은 그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역시 NO PAIN NO GAIN이 인생의 진리입니다.
너희들이 하는 짓이 도둑질, 사기랑 뭐가 다른데. 일한 만큼만 벌어!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살이 계속되고, 금감원 조사역인 한지철은 조일현을 주목하고 파해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설계자인 번호표를 잡는데 성공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인생의 진리인 NO PAIN NO GAIN의 법칙을 벗어나는 사람이 하나 생기는데 바로 조일현의 입사동기 전우성입니다. 우성무역의 오너가인 전우성은 망해가는 부친의 회사를 목숨을 건 조일현의 도박으로 구하는데 성공합니다. 옛말 틀린거 하나 없습니다. 친구는 일단 잘 사귀고 봐야합니다.
극의 마지막에 조일현이 번호표에게 묻습니다. 그렇게 벌은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쓰려고 하냐? 마지막에 던진 대사 치고는 임팩트가 약합니다. 극의 중간에서 밝혀졌듯이 이미 관객들은 번호표에게는 돈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유지태는 사실 이 세상 게임을 플레이하는 존재의 아바타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엔딩을 마친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할때는 또라이 같이 플레이하는 것과 같은 심정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이 부분에서 마지막에 좀 더 통찰력있는 대사를 쳤으면 어떨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보석처럼 건진 매력적인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박대리 역의 원진아씨입니다. 강철비, 밀정 등에서도 출연을 했다고 하였으나 저는 별로 크게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역이었습니다. 일단 역할 자체가 엄청나게 전형적이면서도 매력적이었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완벽하게 이미지를 변신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역할 자체만 보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배역이었지만, 앞으로 발전해 나갈 모습이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마지막으로 평가를 하자면 평타는 치는 영화입니다.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하고, 기대하지 않고 보면 어느정도 재미는 보장하는 영화입니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이루지 못하는 부자의 꿈을 실현하는 영화, <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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