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장단기 금리차 축소의 의미
최근 미국 국채시장에서 의미가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라고 하면 보통 2년물과 10년물의 차이를 가장 많이 비교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라고 하면 2년물과 10년물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장기 국채 이자 요소
그럼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면 어떤 문제가 생기기에 다들 이런 현상에 주목하는 것일까요? 재테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어서 뒤늦게나마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장기와 단기 국채의 이자율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장기 금리는 세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기금리 +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 + 기간 프리미엄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 그리고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불확실성입니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에 대해서 돈으로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장기채를 사는 것은 단기채를 구매하는 것보다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언제 필요할지, 미래에 경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장기 국채를 매입할때 단기금리보다 높게 사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 국채의 금리의 가장 기본적이 요소로 단기금리를 깔고 가는 것입니다.
여기에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이 되는데요. 장차 단기 금리가 오를 것으로 생각된다면 장기 금리는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단기 금리를 선반영하여 상승합니다. 당장 단기금리가 오르면 장기 국채를 산 사람들은 돈을 빼서 단기 국채를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장기 국채는 단기 국채보다 높은 이자율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여기에 기간 프리미엄이라는 것이 또 붙는데요. 이것은 유동성 제한에 따른 프리미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기국채를 사게 되면 내 돈이 묶이게 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국채를 사면 만기까지 돈을 나라에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급하다고 돈을 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장기 국채는 단기 국채보다 높은 이자를 줘야 누군사 사려고 할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장단기 금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기채 이자율이 왜 단기채 이자율 보다 낮아질 수 있을까?
위의 설명대로라면 장기채의 이자율은 절대 단기채 이자율보다 낮아질 수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서는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곤합니다. 왜 그런일이 일어날까요? 두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을 해봅시다. 그렇다면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에서는 금리를 낮추려고 할 것입니다. 단기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가 되면 사람들은 장기국채를 많이 사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자율은 떨어집니다.
이자율을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면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에게 주는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람이 없다면 많은 돈을 주고라도 가져가 달라고 부탁을 하겠지만, 수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면 굳이 많은 돈을 줄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더 나아가 쓰레기가 쓸모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돈을 내고라도 쓰레기를 사갈 것입니다.
단기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것 같다 싶으면 장기국채의 이자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고 결국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마이너스로 바뀌며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낮아지게 됩니다. 이 경우가 바로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발생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입니다.
그럼 다른 경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이번에 살펴볼 것은 기간 프리미엄인데요. 위에서 설명드렸다시피 사람들이 돈을 짧게 맡기는 단기채권을 선호한다면 장기채권은 뭔가를 더 주어야만합니다. 그게 바로 기간 프리미엄입니다. 단기채로 가지 않도록 돈을 더 주는 것이죠. 근데 어떤 사람이 돈이 무지하게 많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장기고 단기고 가릴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 돈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넘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사던지 오랫동안 신경을 안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비쌀이유가 없습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가정해봅시다. 돈이 너무많아서 가지고 있기가 불안할 정도라면 단기채를 사서 매번 돈을 찾아서 또 사고하느니 그냥 오랫동안 묵힐 곳을 찾을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이정도 상황이 된다면 장기채가 단기채보다 비싸지고 이자율은 떨어집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 두가지 이유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차에 왜 주목할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장단기 금리차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그것은 아래의 차트를 보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처는 차트의 왼쪽 상단에 나와있습니다. FRED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인데요. 아마 많이 보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FRED는 Federal Reserve Economic Data의 약자입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서 운영하는 경제 통계 자료 데이터베이스로 약 40만개의 통계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말씀드리자면 위 그래프는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의 스프레드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스프레드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를 말하는데요. 보통 장기금리에서 단기금리를 뺀 값입니다.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검은색 선이 영(0)입니다. 밑으로 치고 내려간 순간을 빨간 점으로 표시해 놨습니다. 다섯번이 있죠? 그리고 회색 음영으로 표시된 구간이 경기침체기, 즉 불황입니다. 보시면 장단기 스프레드가 음수가 되면 어김없이 불황이 찾아왔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분석하자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다가올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장단기 금리를 주목하는 사람들은 역전되었을때 또 한번의 경기침체기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위의 그래프를 보면 최근에 스프레드가 0을 향해 힘차게 내려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곧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불황이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위에서 말씀드린 첫번째 요인인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서 오는 불황의 경우에는 불황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경기 전망이 뻔히 안좋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두번째 요인인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져서 생기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시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기간프리미엄입니다. 2012년 부터 계속 낮아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장단기 금리 차이가 적어지는 것은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져서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통화를 엄청나게 발행하였고 그때문에 돈이 시장에 엄청나게 풀려있는 상황입니다. 아래의 지표를 한번 보시죠
위의 그래프는 시장의 통화량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미국의 M2 그래프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자금의 축적도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상승이 경기침체기 때 낮아졌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크게 의미있는 지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최근 미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해서 예전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미국 장단기 금리차를 좁히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큰원인 중 하나는 아마도 미중 무역분쟁일 것입니다.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단기 채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장기채로 손이 많이 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당장 경기가 침체 된다고 해도 장기채의 금리는 오랫동안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불안한 시기에는 장기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지요. 이번 상황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기도 합니다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경기에 그다지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단기금리차를 가지고 경기 불황을 예측하기에는 뭔가 시점을 찾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금리역전이 일어나고 바로 불황이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보통 2~3분기 이후에 불황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이제는 어느정도 대비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역전현상이 발생했다고 바로 불황이 찾아온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새 바라보고 있는 지표중 단기 기대 스프레드(near-term forward spread)라는 것이 있습니다. 단기 기대지표는 6분기(18개월) 이후 3개월물 기대금리와 현재 3개월물의 금리차로 단기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아래의 그림을 한번 보시죠.
출처는 THE FED의 (Don't Fear) The Yield Curve 입니다. 파란색 선은 위에서 보셧던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입니다. 그리고 빨간색이 말씀드린 단기 기대 스프레드입니다. 보시면 경기불황 지점인 회색 음영에 파란색 선보다 더 가깝게 닿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문에 단기 기대 스프레드 지표가 더 불황을 예측하기에 효과적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면 파란색 그래프는 아래쪽으로, 빨간색 그래프는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와 상반된 지표죠. 이를 근거로 아직 경기침체는 멀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출처에 들어가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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