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 문화 이야기 - 린다 시비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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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흥미를 들이기 시작하면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이해하는 데도 과거가 꼭 필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 문화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쿡방이 24시간 돌아가고 있고 블로그나 SNS에도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대한 효과로 많은 음식들을 먹기도 하고 그보다 더 많은 음식을 시각적으로 접합니다. 이건 제 경우이지만 음식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 먹고싶은 요리가 많아 질수록 그에 대한 정보가 궁금해졌기 때문이죠. 마치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여행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기분으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책이 바로 린다 시비텔로의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 문화 이야기>입니다.
<인류 역사에 담긴 음식 문화이야기>는 제목에 모든 주제가 나와있습니다. 굉장히 직설적인 제목이고, 내용은 그 제목에 충실합니다.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음식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어떻게 대접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문화적 배경과 특성은 무엇인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린다 시비텔로는 마치 옛날 이야기를 구전해주는 할아버지와 같이 이야기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참고문헌 목록을 보니 죄다 외국어라 잘은 모르겠지만 내용도 사료에 입각하여 충실하게 작성한 듯한 노력이 보입니다.
서로를 음식으로 부르는 사람들
글을 읽다보니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사람들은 보통 그들의 문화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음식을 많이 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문화권을 음식으로 나타내는데 주로 비하의 표현으로 사용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을 마늘냄새 난다고 하기도 하고 "김치"라고 부르는 외국인이나 김치를 비판적으로 사용하거나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는 한국인들이 이에 해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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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중상주의 시절에 해가 지지않는 나라라고 불리우던 영국의 사람들은 자연스레 배를 많이 타고 오래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괴혈병에 시달렸죠. 괴혈병은 비타민이 부족해서 오는 병이었는데, 오랜시간 배를 타고 다니는 선원들이 과일을 먹지 못해 주로 걸리는 병이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그 병이 라임을 먹으면 낫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영국은 선원은 라임을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럽인들에게도 권했죠. 이렇게 유럽사람들은 영국인을 라임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라이미(Limeys)라고 불렀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프랑스 사람들은 개구리 다리를 먹기 때문에 프로그(Frogs)라고 불리게 되었고 독일 사람들은 양배추 절임을 좋아하여 클라우츠(Krauts)라고 불리기도 했죠. 혹시 롯데주류에서 나오는 클라우드도 이름을 지을때 맥주 순수령의 나라인 독일인들의 별명을 조금은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음식은 역사적으로 그 문화권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서 온 영어 단어
인류가 생겨난 이후 음식은 단 한순간도 인류의 주변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음식이 없으면 식물도 아닌 우리가 존재할 수 없었겠죠. 초기의 인류는 초식으로 시작해서 점차 육류를 섭취하며 잡식으로 발전해 나갔을 것입니다. 수만년전에 존재했던 유인원의 유골이 가지고 있는 맷돌같은 어금니가 이를 말해줍니다. 이처럼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덕분에 우리가 일상 중에 말하는 단어에도 음식에서 유래된 단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셔(kosher)와 트레이프(treyf)인데 코셔는 유대인이 율법을 지켜가며 동물을 도살하는 방법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유대인은 동물을 꺼꾸로 매달아 동맥을 한순간에 절단하는 방법으로 도살을 하였는데 빠르게 죽이면서 동물에게도 고통을 적게 주었을 뿐아니라, 죽는 순간에 피를 순식간에 뽑아내 인간에게도 위생적이 였죠. 이 점이 훗날 영국으로 넘어가 "정직하다, 고상하다, 깨끗하다"라는 영어단어로 남게 됩니다. 트레이프는 이러한 도살법으로 잡지 않은 고기를 말하는데요. 역시 영어로 "불결하다"라는 뜻이 되었습니다.
예상밖의 소득, AM과 PM의 어원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 책을 폈는데 예상 외의 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서의 즐거움은 바로 이런 면에서도 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역사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요. 기원전을 나타내는 BC가 Before Christ라는 것은 대충 미루어 짐작하고 있었는데 기원후를 뜻하는 AD가 무슨 뜻인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AD가 Anno Domini(그리스도의 해)라는 것을 알고는 굉장히 뿌듯했던 적이 있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연히 알게된 정보가 있었으니 바로 AM과 PM이었습니다.
로마인들은 정오를 Meridiem이라고 불렀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이 바로 AM과 PM이죠. Ante-meridiem이 정오 전을 뜻하고 Post-meridiem이 바로 오후를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십이간지중 정오를 기점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누는 것과 비슷하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정보를 우연하게 알게되는 것도 이책을 읽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새로운 식재료의 등장, 감자
음식의 식재료의 역사 중 제가 주목했던 것은 감자였습니다. 감자라고 하면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예전부터 존재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1537년 스페인이 남미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유럽으로 들여온 작물이죠. 우리나라는 훨씬 나중인 19세기 초는 되야 들어오게 됩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의 요리사가 감자를 처음보고 감자의 잎으로 요리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다 17세기가 되면서 국가 주도적으로 감자를 장려합니다. 1748년에는 프랑스에서 감자가 나병의 원인이 된다는 오해를 겪으며 재배금지를 하기도 하지만 인류의 감자사랑은 곳곳에 퍼져나갑니다. 1756년 폴란드의 7년 전쟁 중에 드디어 폴란드에도 감자가 전해지게 됩니다. 폴란드는 이 감자를 이용해 보드카를 만들게 되죠. 1845년 아일랜드에서는 감자균이 농작물을 파괴하면서 100만명이상의 아일랜드 사람이 아사하게 됩니다. 그만큼 감자는 식량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죠. 이 사건으로 아일랜드 사람들이 대거 신대륙을 이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감자를 많이 키우는 곳이 있죠. 바로 강원도입니다. 제주도를 감귤국이라고 부른다면 강원도는 감자국이라고 부르죠. 강원도는 산지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감자가 특산물이라는 건 그만큼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는 말이겠죠. 감자의 발견은 인류의 식량증대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합니다.
사뮤엘 아담스와 미국 독립
제가 요새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맥주에 대한 이야기도 간간히 나옵니다. 특히 새뮤얼에덤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는데요. 저는 새뮤얼에덤스가 그냥 양조업자인 줄 알았는데 그냥 양조업자가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더군요. 미국이 영국으로 부터 독립하기 얼마 전인 1768년, 영국은 미국의 보스턴에 4천여명의 병사를 주둔시켰습니다. 영국은 미국에 주둔한 군대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잘 주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 보스턴에서는 영국에 대한 불만으로 시위가 발생하였고 영국 군은 시위대에 발포를 합니다.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새뮤얼 애덤스는 연락위원회를 결성하여 이 사실을 미국 전역에 알리며 미국인들을 격앙시켜 영국에 대응합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높게 물리던 세금을 자잘한 항목으로 분산을 시키는 "눈가리고 아웅" 정책을 실행하지만 시위가 계속됨에 따라 차만 남기고 모든 세금을 폐지하기에 이르릅니다.
1773년 12월 인디언으로 가장한 150여명의 무리가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있던 동인도 회사의 선박에 침입하여 차를 몽땅 바다에 버린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보스턴 차사건인데 이 사건을 주도한 것도 바로 핸콕과 사뮤엘 아담스였습니다. 이로 인한 영국의 보복과 그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독립을 하게 되죠.
여성인권 신장
음식의 역사를 이야기할때 여성의 인권신장에 대한 역사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19세기 초까지 미국에는 그 악명높은 엄지손가락 법이 있었죠. 엄지손가락 굵기를 넘지 않는 회초리로 남편은 아내를 합법적을 때릴 수 있었습니다. 여성의 권리가 이렇게 이렇게 열악하던 시절에 1848년 100여명의 남녀가 뉴욕 북부의 세네카 폴에 모여 여성의 독립선언서인 소신 선언문이라는 것을 채택하는데요. 여기에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여성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져야한다는 주장이 실려있습니다.
당시 언론은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근대 여성의 참정권이 확립되는데 중요한 분기점에 되는 사건이죠. 요새 일부에서 젠더 갈등을 일으키고 극단적인 페미니스트의 주장처럼 남성이 일방적인 주도권을 가지고 있고 여성을 혐오하고 있기 때문에 다 갈아엎어야한다는 주장은 세상을 퇴화시킵니다. 1848년과 같이 남녀가 함께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는 것이 여권신장과 진정한 남녀평등을 위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를 무리하게 배격한 상태에서는 문제의 해결은 고사하고 비이성적이고 소모적인 갈등만 커지기 때문이죠.
- 짧은 메모-
- 미국 샌드위치의 기본은 BLT(Bacon, Lettuce, Tomato), 3단으로 만들어 위에 닭고기나 칠면조를 추가로 넣은 것을 클럽샌드위치, 1930년대 코믹만화 주인공인 대그우드가 냉장고에 있는 것을 다 때려넣어 샌드위치를 만드는 장면에서 나온 재료를 다 때려넣어 만든 샌드위치는 대그우드 샌드위치
- 비스켓의 어원은 "두번 구운"이라는 프랑스어
- 성 패트릭의 날(3월 17일): 성 페트릭이 432년 아일랜드에 도착해 사람들을 기독교로 교화시키고 뱀을 모조리 내 쫓았다는 날을 기리는 날, 녹색 풍광으로 에메랄드 섬이라고 불리던 아일랜드를 기념하여 시카고는 성패트릭의 날에 최초로 강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 나폴리피자는 바삭하고 얇은 반죽, 시칠리아 피자는 좀 더 두꺼운 빵같은 반죽을 사용
- 마르게리따피자: 1889년 이탈리아 여왕 마르게리타를 위해 만들어진 피자로 붉은 색의 토마토소스와 흰색의 모짜렐라치즈, 녹색의 신선한 바질잎으로 이탈리아 국기를 표현
- 브런치는 어머니의 날을 기념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미국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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