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소바 맛집, 한어울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일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수은주가 이제 곧 30을 넘을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수은주는 좋겠습니다. 30이 끝이니 세월이 지나면 20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0대로 돌아가겠죠. 사람의 인생은 왜 수은주와 같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헛소리가 길었습니다. 오늘의 국수집은 바로 여름의 별미, 소바입니다. 일단 춘천에서 여기 모르면 소바의 소짜도 모른다는 그곳, 한어울의 위치 부터 알려드립니다.
춘천미술관 옆에 있습니다. 한어울은 강원도청과 춘천시청 사이에 있어서 평일에는 공무원들이 예약을 하고 몰려드니 점심시간을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토요일만 합니다! 오늘 들은 이야기이지만 2019년 6월 부터는 일요일도 하신다고 하니, 주말에 춘천 여행 가신 분들도 들려 드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일요일은 오후 4시까지만 영업하신다고 하시니 참고하여 주시면 됩니다. 전화번호는 033-254-2421입니다.
여기저기 보시면 그냥 다 소바만 먹고 있습니다. 소바에 김밥! 한어울의 정석입니다. 여러분도 따른 거 보지말고 그냥 소바에 김밥드시면 됩니다. 이게 가장 핫한 메뉴입니다. 일단 메뉴판 한번 보시고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메뉴판을 보시면 참 근본이 없어보입니다. 이곳은 고기집도 아니고 분식집도 아니고 한식집도 아니고 생선구이집은 더더욱 아닙니다. 보시면 그냥 소바만 주구장창 먹고 있는 소바집입니다. 소바류라고 써있는 곳에서 심지어 소바라고는 모리소바 하나만 있습니다. 모리소바는 가다랑어 육수를 우린 간장에 메밀 국수를 찍어먹는 일본의 관동지방 요리인데요. 이곳은 모리소바 맛집입니다. 딴 건 볼 필요도 없습니다.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먹고 있는 것을 본적도 없습니다.
혹자는 메밀소바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것은 역전앞과 비슷한 말입니다. 소바는 그 자체로 메일국수라는 뜻이기에 그냥 소바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메밀국수라고 하니 또 몇가지 덧붙이자면, 메밀은 그 자체로 글루틴이 적기 때문에 찰기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녹말을 섞어서 면을 뽑는 것이 보통입니다.
밑반찬입니다. 오복채와 단무지가 나오는데요. 열무김치도 나옵니다. 열무김치는 아마 아래에 있는 사진에 있겠는데요. 차가운 면인 소바를 먹기에 제격인 반찬들입니다. 메밀은 특유의 찬성분으로 인해서 그냥 메밀만 먹을 경우 소화가 잘 안될 수 있는데 이때 무를 함께 먹어주면 소화가 잘됩니다. 그래서 소바의 간장에도 무를 갈아서 듬뿍 넣고, 밑반찬으로도 단무지, 그리고 오복채가 나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반찬과 메인 메뉴의 궁합은 죽여줍니다. 그리고 열두도 시원한게 함께 드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왼쪽에 보이시는 코리안 롤인 김밥, 이것이 이집의 두번째 메인메뉴입니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싸주는 김밥과 같은 맛이 납니다.
소바의 간장에 들어가는 삼총사와 열무김치입니다. 무와 파는 듬뿍 그리고 와사비는 적당량 넣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는 육수의 시원한 맛과 더불어 간장을 가지고 면에 달라붙어 간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파 역시 면발의 위에 고명과 같이 얹어지기 때문에 많이 넣을 수록 면에 육수의 풍미를 더해줍니다. 파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냥 눈 딱감고 드셔보시면 아삭한 매력에 빠지실 수 있습니다.
한어울의 모리소바를 찍어먹는 육수입니다. 육수라고 하니까 뭐한데, 가쯔오부시를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육수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쯔유라고 불리는 간장베이스로 가쯔오부시, 고등어포 등을 육수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특히 가쯔오부시에는 미원의 주 재료인 L-글루타민산 나트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고로 이 육수도 감칠맛이 끝내줍니다. 간장소스를 가득 매운 살어름은 소바를 다 먹을 때가 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습니다. 그만큼 입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녹아없어지기도 하죠. 차가울 수록 우리의 혀와 입은 맛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가 추운날 물건을 집을 때 둔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소바의 육수는 생각보다 짜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나트륨이 함량이 높은 육수와 낮은 육수와는 어는 점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는 찬 맛으로 간이 딱 맞고, 나중에 찬맛이 약간 없어질 때는 살얼음이 녹아 육수와 어울어지면서 농도가 옅어지지만 온도도 함께 올라가기 대문에 이렇게 어느정도 일관된 맛의 육수가 만들어집니다.
소바면은 위와같이 두덩이가 나옵니다. 사각 면은 탄력을 잘 가지고 있으며 크게 특색은 없지만 잘 끓여 잘 말아 놓았습니다. 양은 푸짐한 편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턱없지 모자르죠. 그럴때는 추가 시키면됩니다. 반판에 2,500원 한판에 5,000원입니다. 시원한 여름에 소바 한판, 정말 맛있는 점심이죠. 조만간 주말에도 장사를 하신다고 하시니 춘천에 여행오시면 이곳에 들려 시원한 소바를 즐기셔도 될 것같습니다. 그리고 춘천의 맛집에서 흔치 않게 다운타운에 위치해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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