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밥 올타임 넘버원, 황산차이나
이번에 소개해 드릴 집은 정말 특이한 집입니다. 장사가 그렇게 잘되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이 많은 곳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 가서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가 인정하는 잡채밥 맛집입니다. 중국집가서 짜장면이 맛있네 짬뽕이 맛있네 많이들 말하지만 잡채밥이 맛있다는 짬뽕집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여태껏 먹어본 잡채밥 중 가장 맛있는 잡채밥을 팔고 있는 중국집, 황산 차이나입니다.
입구조차 던전입구 같이 생겼습니다. 황산 차이나라니.. 한자는 다르지만 황산같이 모든걸 녹여버릴 듯한 간판 포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중국집 답게 빨간색과 노란색의 향연입니다. 매주 토요일은 휴무입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브레이크 타임이 존재합니다. 맛집이라는 증거죠. 유독 맛집들은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더라고요. 그래서 더러 맛도 더럽게 없으면서 어디서 본건 있는 패션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있는 여느 인스타 감성 맛집과는 다릅니다. 이곳은 진짜입니다.
왜 진짜냐? 위치부터 감성과 먼 2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벽은 90년대 적조식 벽돌건물로 되어 있고 실내 인테리어도 여느 중국집과 다르지 않습니다. 감성과 멀지만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3~5시의 브레이크 타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장님도 잡채밥에 애정과 열정이 있으신 모양인지 베스트 메뉴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격이 제일 비싼 잡탕밥이 5위에 머무는 것을 보았을 때 이 차트의 진정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베스트 메뉴와 추천 메뉴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저는 조용히 밥만 먹고 빠지는 스타일이라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잘팔리고 맛있어서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은 베스트고 사장님이 만들기 쉬워서 빠르게 손님들을 먹일 수 있는 손쉬운 음식이 추천음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같으면 쉬운 음식 빨리 먹고 가길 바랄 것 같습니다. 이는 전지적 블로거 시점입니다.
잡채밥 한개를 주문하니 오픈형 주방에서는 따가당 따가당 규칙적인 볶음 소리가 들립니다. 안에서 요리하고 계시는 사장님은 중국집 주방장 포스가 아니고 대기업 연구원이나 부장님 포스가 풍기는 외모를 하고 계십니다. 규칙적인 소리를 내는 스냅을 보았을 때 뭔가 확고한 자신만의 레시피와 정량이 정해져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것이 그 잡채밥입니다. 붉은 기가 도는 잡채아래 흰 쌀밥이 있습니다. 난잡해 보이는 잡채 아래에 하얗게 안정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시야를 조금만 더 넓혀보면 잡채밥의 친구들이 보입니다. 중국집에서는 빠질 수 없는 스끼다시 다마네기와 다꽝, 춘장이 있고 그 옆에는 중국산 김치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치 절이는 영상을 보고 중국산은 꺼려지던데 여기는 과연 양심식당 답게 원산지판에 김치는 중국산이라고 당당하게 표기를 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좌 잡채밥 우 짬뽕국물이 나란이 제 앞에 놓여있었습니다. 일전에 이곳에 짬뽕을 먹으러도 왔었는데 짬뽕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짬뽕 맛은 약간 물국 떡볶이 맛도 납니다. 달면서 얼큰하달까 달큰한 맛이 나는 짬뽕입니다.
잡채만 놓고 보자면 고추기름에 볶아져 나온 붉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먹어보면 기름지고 매콤합니다. 기름진 이 맛에 잡채밥을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밥은 한공기 정도 나오고 잡채도 듬뿍나오니 곱빼기를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양이 충분하다는 소리죠.
저는 질서정연한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마구마구 섞어서 한숫갈 들어보았습니다. 첫 숫갈은 아니고 많이 먹고 난 다음 정신을 차린 후 찍은 한 숫가락입니다. 버섯, 고기, 당근, 당면 등 재료도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느낌이지만 아마도 이 주변에 있는 분들은 다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집은 도처에 널려있지만 제대로 된 고수를 찾기는 힘듭니다. 이는 중국 무림의 세계와 같죠. 아무튼 오늘도 맛있게 한술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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