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
‘박경철의 자기혁명’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여기저기 널려있는 자기계발 도서 중 하나이겠거니 하는 마음을 가지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박경철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보았고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은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청년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의 메시지나 긍정의 힘과 같은 얼토당토하지 않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기 혁명을 말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자기계발 도서들은 목적이 자기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진리인양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 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인문학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다.
책 속의 저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편안하다. 마치 바로 앞에 있는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하듯이 간단하고 진솔하다. 책을 읽다보면 함께 인생에 대하여 논의 하며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기도 한다. 자신의 경험과 그것을 통해 느낀 점을 이야기하면서, 인생의 후배들에게 앞으로 펼쳐질 긴 여정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주는 느낌이 든다. 때로는 충고를 하기도 하고, 다정한 격려를 건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세상에 있는 다양한 프레임과 경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세계화가 주는 변화 등 많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의 세상은 작아지면서 빨라지고 있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압박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자기를 알아가고 세상과 소통해야하는 지를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다소 뻔한 이야기가 될 수 도 있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부터 공부의 의미와 방법, 책을 읽는 방법 그리고 그 밖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 속의 나를 깨닫게 해준다.
저자가 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청년에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바로 ‘발산하지 말고 응축하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그 동안 청년들에게 도전정신과 폭발하는 젊음의 메시지를 던져주던 다른 책들과는 반대로 응축하라는 말은 나에게 신선한 역발상으로 다가왔다.
응축이라는 것은 사회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자기를 단련하고 추스리는 것을 말한다. 물도 100도가 돼서야 비로소 끓기 시작하고 김을 내뿜는 것처럼 사람도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무르익을 때까지 노력을 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지금의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냉정과 열정이라는 나의 마음 속 균형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보는 냉철한 시선을 가지는 눈도 중요하다. 또한 그것을 하기위한 독서, 공부, 사색 등의 방법이 책속에 보기 좋게 놓여 있다.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을 먹을 때 꼼꼼히 비벼 먹듯이, 이 책 속에도 여러 가지 주제들이 꼼꼼하게 섞여 있었기 때문에 더 깊게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인문학과 경제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해준 입문서와 같은 책이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독서를 하고 세상에 대한 눈을 키우면서 이 책이 나에게 준 감각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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