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평양냉면 원픽, 평진냉면
강릉에서 웬 평양냉면이냐고요? 더운 날, 시원한 냉면 이것보다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을까요. 이번에 간 곳은 안목해변 주변에 있는 평진냉면입니다.
길가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 편합니다. 문제는 주차장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 대로변에 주차를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으면 가게 바로 앞에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그 맛집!
평진냉면은 외관이 정말 평범하고 검소합니다. 정말 딱! 냉면만 파는 장인이 만든 가게 같죠. 이런 집은 들어가면 모아니면 도입니다. 아주 맛있는 맛집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완전 맛이 없는 식당일 수도 있죠. 하지만 평진냉면은 전자입니다. 냉면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냉면 전문점입니다. 가서 먹다보면 한번 온 사람보다 여러번 온 사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지인이 인정한 현지 맛집인 셈이죠.
막국수는 어떻게 만드는지 방법도 모른다는 평진 냉면집 사장님. 가게 규모도 협소합니다. 영업시간은 오후 3시까지! 느낌이 오시죠. 근본있는 가게입니다. 심지어 휴일도 없습니다. 동절기에만 매주 수요일 휴무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냉면집이 동절기에는 장사가 잘 안되긴하죠.
위생에 신경쓴 근본있는 냉면 집
들어가면 일단 식탁에 비닐 식탁보가 깔려있습니다. 냉면집은 이상하게 테이블이 찐덕해 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가게는 그런 점은 원천 차단됩니다. 식탁에 횟집에서 흔히보는 백색 식탁보가 깔려있죠. 식기는 자외선 소독 후에 보관하였다고 되어있고 수저는 개별포장되어 있습니다. 위생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데 저는 아무래도 개별포장되어있는 수저와 소독된 식기들을 보면 믿음이 가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특이한 건 감초시럽이 있다는 것인데요. 감초시럽을 먹어보니 새콤달콤한 시럽이었습니다. 설탕 대신 넣으면 새콤한 맛이 더해지면서 냉면의 풍미를 살려줄 것 같습니다. 역시 근본있는 집은 면수를 주시죠. 여기도 따듯한 냉면 면수를 식전에 주십니다. 고소한 면수를 먹으면서 어떤 냉면이 나올지 기대해봅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무말랭이와 무김치입니다. 무김치랑 무말랭이만해도 밥한그릇 뚝딱입니다. 무말랭이는 맵습니다. 무 김치는 맵지는 않고 시원한 맛이납니다. 둘다 냉면과 아주 잘 어울릴만한 반찬입니다. 아래를 보시면 밥이 있죠?
밥은 무한리필입니다. 비빔냉면에 비벼먹어도 좋고 평양냉면 육수에 말아드셔도 좋습니다. 춘천지방에는 냉반이라고해서 평양냉면에 면반, 밥만 말아주는 별미도 있죠. 한번 말아드시면 강원도식 냉면을 먹는 방법을 아시는 것입니다. 부산에서는 쓰까먹듯, 강원도에 왔다면 냉면에 밥한번 말아먹어봐야 강원도에서 평양냉면 먹었구나 말할 수 있는 겁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한번에!!
평진냉면의 메뉴판입니다. 평양냉면도 있고 함흥냉면도 있습니다. 평양은 물, 함흥은 비빔이죠. 평양냉면은 메밀면이지만 비빔인 함흥냉면은 전분이 주가 되는 냉면입니다. 평양은 메밀면으로, 비빔은 전분면으로 드시길 추천합니다. 6시간이상 푹 삶은 고기육수로 깊게 우려낸다고 합니다.
드디어 메뉴가 나왔습니다. 살어름에 채썬 배, 그리고 편육이 올라와 있고 그 위에 삶은 계란과 고추 고명이 아름답게 올라가 있습니다. 육수에 파가 썰려 들어가있는게 특이합니다. 맛은 우리가 익히 아는 평양냉면 맛입니다. 그리고 좀 더 깊은 풍미가 나면서 슴슴함이 특색이라는 평양냉면이아닌 진짜 깊은 평양냉면 맛이 납니다.
다음은 함흥냉면입니다. 전분면으로 시켰죠. 고명이 살짝 바뀌어있는거 보이시죠? 계란위에 계란지단이 올라가 있습니다. 비빔장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고 따로 육수는 주지 않습니다. 안주셔도 비비는데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양냉면도 평양냉면이지만 이 비빔냉면을 더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많은 냉면 집들이 자극적인 맛으로 손님을 유혹한다면 여기 평진냉면은 정말 맛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매운 맛으로 홀린듯 면이 입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마지막은 육전입니다. 이 육전은 가게 사정에 따라 해주실수도 있고 안해주실도 있습니다. 한장한장 부치는 육전이 아니고 한번에 나오는 육전입니다. 이것 또한 비빔냉면이랑 먹으면 일품이죠.
바로 이렇게 말이죠. 육전과 비빔냉면, 지금생각해도 환상의 조합입니다.
물냉면도 다시 한 접시 먹어봅니다 꼬들한 식감의 메밀면, 그리고 시원한 육수가 목젖 뒤를 적셔줍니다. 시원한 육수는 아이들이 먹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돌 전부터 평양냉면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냉면에 진심인 내 입맛에 딱!
저는 냉면에 엄청 진심입니다. 평양냉면, 함흥냉면은 물론 장비왕냉면, 진주냉면에서부터 후식냉면, 편의점에서 파는 둥지냉면까지 모든 냉면을 가리지 않고 맛있게 흡입합니다. 그런 면에서 평진냉면은 대중에게도 맛는 평양냉면집입니다. 평양냉면 집을 가고싶은데 부담된다? 또는 평양냉면을 처음 접한다, 아니면 평양냉면을 싫어하는 지인과 냉면집을 간다? 모두 만족하는 냉면집을 찾고 싶다면 강릉의 평진냉면 집을 가보세요.
유난떨지 말고 냉면은 맛있는 게 최고
저는 평양냉면을 정말 좋아하지만 평양냉면은 슴슴하게 육수 맛을 즐기면서 먹는 것이라는 평양냉면 훌리건들의 의견에는 동조하지 않습니다. 뭐든 내 입맛에 맞게 맛있게 만들어 먹는게 우리 민족의 식습관이었습니다. 돼지국밥집이나 설렁탕집에가면 내 입맛에 맛게 넣어먹도록 젓깔, 간장, 식초, 후추, 소금 등 모든 조미료가 구비되어 있지 않습니까? 가장 맛있는 음식은 내가 내 입맛에 맞게 만든 음식임을 우리 조상들의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냉면을 먹을때 1/3은 그냥 있는 그대로 본연의 맛을 즐기고 또 1/3은 식초를 넣고 먹은 뒤에 마지막으로 1/3은 식초에 겨자, 갖은 양념을 첨부한 맛으로 끝을 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육수까지 탈탈털어먹는거죠. 육수가 이미 양념에 찌들어 있지 않냐고요? 면추가를 이미 했기에 새로운 육수가 나와있습니다. 가타부타하지않고 많이 먹는게 탄수화물 중독자 평냉마니아의 자세에 맞는 자세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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