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잠만 잘자도 더 많이 번다
이전에 읽었던 책, 인스타 브레인과 큰 줄거리에서는 의미를 같이 하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경험으로 알아왔던 사실, 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우리에게 강요해왔던 각성에 대한 믿음을 정면으로 반하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라는 책의 제목은 흥미를 끄는 제목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표지를 보게 된다면 왜 이런 당연한 질문을 하는지 의아해진다. 우리는 왜 밥을 먹어야하나, 우리는 왜 숨을 쉬어야하나 처럼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이지만 그에 대한 답은 너무나도 상세하고 절망적이었기 때문에 나라도 잠의 전도사로 뛰쳐나가야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주변에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을 권하면 으레 그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왜 읽어야하느냐는 물음이 돌아온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구체적으로 알고 당연한 것과 모호한 개념으로 체감을 통해 안 당연함은 당연히 차이가 난다. 좀 더 독하게 말하자면 잠이 중요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않고 실천하려는 것은 벌에 물렸을 때 된장을 바르면 된다는 민간요법이나 유사과학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잠을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꿈은 왜 꾸는 것일까?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너무나 흥미로운 주제를 많이 다룬다. 예를 들자면 꿈에 대한 이야기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라는 저명한 심리학자를 다소 디스하는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꿈과 잠에 대한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권위를 과학적으로 해부한다. 결론은 예전에 우리가 알아왔던 것과 다르게 꿈에 대한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점설술사나 프로이트 기반 심리학자가 꿈에 대한 해석을 하려고 하지만 그런 것은 과학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꿈을 꾸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에서 얻은 감정을 사건과 분리하면서 기억을 순화시키고 감정의 과잉을 절제하는 영향을 미친다.
꿈에서 나오는 영상, 이미지들은 신이나 초월자가 보내는 메세지는 물론 우리가 낮에 격었던 사건과도 크게 관련이 없다. 오히려 그 감정들만 남아서 낮에 있었던 감정의 과잉을 덜어낸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내용이 형편없이 논리적이지 않은 것은 논리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활성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논리적 타당성은 떨어지지만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운동을 일으키는 운동피질 등 다양한 다른 부위들은 활성화 된다. 뇌는 마치 전전두엽이라는 CEO가 통제하는 회사와 같다. 대낮에 전전두엽이 활성화 되었을 때는 전두엽이 내리는 논리적인 정리에 따라 활동을 한다. 그런데 밤이되고 회식이 시작되는데 CEO가 참석을하지 않았다. 그럼 그때부터 부서장이 신이나서 혼신의 쇼를 펼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꾸는 꿈이고 그를 통해 다양한 기능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앞서 비유한 회사와 찰떡같이 잘 맞는 비유다.
건강한 삶을 위해 하지 말아야할 것 = 커피, 음주
이제 커피를 마셔야하지 않을 이유가 더 생겼다. 음주는 정말 치명적이다. 음주가 치명적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커피도 이렇게 치명적인 줄을 몰랐다. 글의 초반에 요즘에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LSD를 비롯해서 필로폰, 마리화나 같은 마약과 카페인을 비교했다. 그나마 집과 비슷한 형체를 만드는 마약과 다르게 카페인을 섭취한 거미는 제대로 된 집을 아예 짓지도 못했다. 카페인은 잠을 부르는 아데노신과 경쟁하는 물질이다. 아데노신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졸음이 오게되는데, 카페인은 그 수용체에 더 밀접하게 붙으면서 아데노신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졸음이 오게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식으로 카페인은 졸음을 물리친다.
음주는 널리 알려진대로 잠을 방해한다. 매슈 워커(지은이)는 음주 후 자는 행위에 대해서 수면이라는 표현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취 상태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주는 안정제의 일종으로 뇌를 기절시키는 셈이다. 이렇게 잠을 자게 되면 기억력과 학습능력과 연관있는 램수면이 거의 없게 되면서 학습능력이나 업무능력이 월등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양질의 잠이 부족하게 되면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졸음운전이라는 도로 상의 흉기가 될 수 있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망치는 회사의 빌런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학습능력이 줄어들게 되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는데 문제가 생기고 짜증이 늘고 참을성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갈등을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서로에게 너무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잠 교육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지막에 나온다. 우리가 지금까지 짧게 자는 사람에 대해가진 왜곡된 시각을 바꾸고 건강한 사람과 사회를 위해서 잠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수면 부족이 초래하는 위험성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심지어 수면 불규칙을 유발하는 교대근무 조차 발암물질로 규정이 되어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잠을 더 적게 자면서 노력하는 사람이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칭송하는 분위기가 있다. 밤늦게 까지 회식을 하며 다음 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사장에게 욕을 하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우리 미래세대에게는 더 일찍 일어나서 더 빨리 학교생활을 하도록 일과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책에서 나오는 흥미로운 조사가 있는데 여름철 서머타임으로 기상시간을 1시간을 일찍 땡기는 것만으로도 심혈관질환과 졸음운전 사고 건수가 확연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단 한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자는 한시간이 아니고 단 십분이라도 부족하면 수면 부족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무조건 8시간 이상 자야한다는 것이다. 적정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는 8시간 30분 이상은 자줘야 일상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는 전 사회적으로 수면부족을 유발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숏슬리퍼라며 잠을 짧게 자면서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을 욕해야한다. 숏스리퍼라는 허상에서 벗어날 시간이 됐다는 것이다. 산업화로 인해 우리도 이제 그정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지를 가지게 되었다.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아이들의 등교시간을 늦추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심지어 이런 개선이 우리의 인식이나 사회, 학습능력을 퇴보시키지 않고 진보시킨다. 이렇게 우리라도 주위에 수면부족에 대한 경각심과 건강한 수면을 위한 비결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전에 읽었던 인스타 브레인도 참고로 같이 읽으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마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마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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