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주말에 500만 관객을 넘어 쾌속 질주를 하고 있는 내부자들을 보았습니다. 12월 19일을 기준으로 628만명으로 아저씨를 제치고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어제 영화를 본 저는 빠져있겠네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이렇게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이병헌과 조승우도 이전에 흥행을 위한 쇼케이스에서 600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관객들 앞에서 봄비를 부르고, 프리허그를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하겠죠. 12월 28일 19시에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공약이행을 한다고 합니다.
내부자들이 흥행을 계속하는 가운데 여러 논란도 있었습니다. 바로 평론가의 혹평이었는데요. 평론가의 혹평과 다른 관객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평론가가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과 관객이 관람을 통해 느끼는 재미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 특히, 이동진 평론가는 별점 2개 반을 주면서 혹평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효과 자체에 사로잡혀 있다. ★★☆
전반부의 비판의식은 후반부에 이르러 장르적 흐름 속에서 오느 순간 자진해 버리는데,
반전은 아이하면서 설득력이 약하고 에필로그는 사족처럼 여겨집니다.
- 이동진 영화 평론가-
때문에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평점이 씌여있는 곳에서 벌써부터 열띈 키보드 배틀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영화는 흐름이 진행되면서 이야기가 뒤틀려 버립니다. 초반에 나오는 장면들이 후반까지 연속성의 띄지 않고 순간 흩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복수에 대한 개연성도 낮습니다. 출세에 목말라 하던 우장훈 검사가 어떤 목적으로 안상구에게 우호적으로 변하는지 과정 역시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것은 시대적 배경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 별장 성접대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 차관님은 서울에서 변호사 등록을 하려다 쪽팔림을 당하고 있습니다. 나라도 해주지 못했던 정의 구현을 변호사 협회가 해주는 것 같아 씁슬하긴합니다. 더 오래 들어가 보자면 장자연 스캔들이라고 불렸던 성상납 파문이 있었습니다. 주요 일간지 간부 일족도 포함된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세력들은 무혐의로 넘어갔고 껍데기만 갉아먹고 끝났습니다.
말하다 보면 끝도 없지만, 계속되는 권력형 비리와 그 처벌과 사후 대처에 대한 실망감이 누적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분제가 법적으로 유지되선 조선시대에도 탈춤 등의 극을 통해 권력자의 비리를 풍자하고 시대를 비판해왔습니다. 내부자들에 대한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영화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현재에도 진행중입니다. 말 그대로 영화같은 현실입니다. 극 중 우장훈 검사처럼 내부고발자의 인생은 그대로 멈춰버리고 정의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정의? 대한민국에 여적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긴 하던가? -안상구
내부자들은 연기자들의 연기에 영화를 입힌 느낌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 연속되는 자연스러운 설정과 더불어 배우의 원숙한 연기 때문에 더 몰입이 잘되었습니다. 흥행의 반은 연기자들이 이루어낸 성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라인업이었습니다. 우장훈과 안상구의 변화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한 것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원래 조승우, 백윤식, 이병헌이 이런 역할과 이미지를 가진 배우니까요.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 현장에 있던 것 같은 느낌이 남아 있을 정도로 실감 넘치는 연기였고 그것을 넘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능력까지 가진 배우들이었습니다.
웹툰이 원작인 영화는 웬만해서는 실망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인가 봅니다. 내부자들을 보면서 그 원작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졌었습니다. 윤태호작가의 이끼도 영화로 먼저 접하고 집으로 가서 밤을 새워 원작을 다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드라마로 나온 미생도 원작을 보면서 동감을 하곤 했었죠. 이번 내부자들도 원작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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