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지침서_데미안 - 헤르만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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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의 시작은 싱클레어가 세상을 둘로 인지하는 부분에서 시작을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들이 지내는 유복한 분위기의 밝은 세상과 하녀와 길거리 어두운 골목, 주정뱅이가 함께하는 어두운 분위기의 세상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그속에서 싱클레어는 자신이 속한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프란츠 크로머라 불리는 소위 동네 일진이 나타나 싱클레어를 괴롭히면서 시작합니다. 별것도 아닌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하여 거의 크로머의 농노로 살아갑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수많은 절망 속 불안을 경험했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원차를 놓쳐 학원을 부득이하게 빠졌을 때, 친구들과 함께 서리를 하다 걸렸을 때 세상이 무너져버리는 것만 같았고 진실이 들어날까 두려워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죠. 하지만 그 작은 세계에서는 큰 부분을 차지하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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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데미안으로 돌아와보면 싱클레어가 그렇게 자기의 밝은 세상을 타의에 의해 무너뜨리고 어두운 심연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크로머입니다. 방앗간 집 사과를 훔쳤다는 작은 거짓말을 볼모로 잡혀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죠. 어두운 그늘 안에서 지내던 싱클레어를 구해준 사람이 바로 데미안입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데미안은 참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싱클레어가 처한 어려움을 단박에 캐치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동네 일진이 눈도 제대로 못뜨고 다니게 만듭니다. 후반부에 가면 또 깝죽거리는 일본인을 줘 패버려서 돌려보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력과 지력을 모두 만땅 찍은 특이한 캐릭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싱클레어가 고향에서 떨어진 학교로 진학하였을때 언젠가 새그림을 데미안의 옛주소로 보냅니다. 답장일 올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하던 순간에 왔던 편지의 내용이 그 유명한 위의 글입니다. 데미안 전반에 걸친 주제의식을 한번에 요약하는 문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데미안의 주제의식은 분명합니다. 나 이외의 다른 부분에 흔들리지 많고 나를 더 탐구하여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는지.. 그리고 어두운 세상과 밝은 세상이 함께 공존하는 아브락사스로 나아가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그 과정에서 크로머의 늪에 빠지기도 하고 데미안이라는 안내자를 만나기도 하고 알폰스 베크라는 갈등과 그것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피스토리우스라는 스승, 그리고 크나우어라는 추종자까지 얻으며 마침네 에바부인이라는 고귀한 이상향을 발견합니다.
연대란 아름다운 일이지. 그러나 지금 도처에 만발해 있는 것은 전혀 연대가 아니야. 진정한 연대는 개인들이 서로를 앎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것이고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면서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그냥 오합지졸의 모임일 뿐이야. 사람들이 서로에게 도피하고 있는데 그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신사들은 신사들끼리, 노동자는 노동자끼리, 학자는 학자끼라 말이야! 그런데 그들은 왜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그들은 한 번도 자신을 안 적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거야. 그들은 모두가 그들의 삶의 법칙들이 이제는 맞지 않음을, 자기들의 낡은 방식에 따라 살고 있음을 느끼는 거야.
친구의 엄마인 에바부인에게 정신적, 육체적 사랑의 갈망을 느끼는 싱클레어의 모습은 좀 에바라는 생각이 들긴하였지만, 베아트리체라는 짝사랑하는 인물을 그림으로 그리며 만날 꿈꿔오던 인물을 실제로 만났을 때의 감동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해요. 그러면 길을 쉬어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에바부인이 싱클레어에게 해주는 말은 달콤하고 지적입니다. 성숙한 미망인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감언들로 가득차있죠. 싱클레어는 꿈처럼 떠다니며 에바부인을 만나고 마침내 그 뜻을 실현할 만큼 강렬한 마음을 가지고 애마부인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데미안이 전해주는 전쟁의 시작 소식이었습니다.
데미안을 지은 저자 헤르만 헤세는 1877년 독일에서 태어나서 세계 1차대전이 끝난 직후인 1919년에 데미안을 발표합니다. 데미안이 나오던 시점에는 헤르만 헤세는 자신의 이름을 걸지않고 문장력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에 작 중 주인공의 이름인 싱클레어로 초판을 발행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전쟁을 반대했죠. 자신의 이름을 걸지 않은 것은 전쟁에 반대하면서 국내에 자신에 대한 비판적 세력이 많았던 것도 한 몫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문장이 헤르만 헤세와 유사함을 알게되자 1920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발행합니다.
전 후,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발표하고 데미안을 통해 수많은 청년들이 위안을 얻습니다. 오죽하면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의 전사자 유품 중 성경 다음으로 데미안이 많이 나왔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만큼 데미안이 그 시대 청년들에게 삶의 지침서가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죠.
데미안은 지금도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때 읽었더라면 제 인생이 조금은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울림이죠. 방황하는 청소년기에 읽으면 가장 효과가 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소설입니다. 물론 지금의 저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거장은 역시 거장이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더 은은한 향기를 풍깁니다. 가을이 오기전에 읽은게 참 잘한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감명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느낌이 있는 책이라는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을 읽었는데 번역의 오류나 오탈자로 보이는 부분들이 조금 있어 신경이 쓰였습니다. 고전은 역시 검증된 출판사에서 나온 것을 읽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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