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꿀잠의 커피이야기 2 - 우리나라 카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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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꿀잠입니다. 저번 포스팅에 이어 커피이야기를 계속해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커피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훑어나가겠습니다.
커피가 오늘날처럼 이렇게 널리 퍼지게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카페의 탄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에서 내려먹는 것과 다르게 전문가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맛으로 만드는 커피, 그리고 그 커피를 먹는 곳에서 나누는 대화와 분위기를 통해 커피는 특유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떻게 카페가 발전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는?
우선 우리나라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는 어디일까요? 왈츠 앤 닥터만의 박용만 관장님에 따르면 기록에 남아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는 1907년 일본인이 만든 남대문 다방이라고합니다. 혹자는 1923년에 만들어진 후타미 다방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언급되는 두개의 다방 모두 일본인에 의해 일본인을 대상으로 운영된 카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앞서 말한 손탁호텔,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로 알려져 있는 인천의 대불호텔, 그밖에도 팔레호텔, 스테이션 호텔과 같은 서양식 호텔에서 커피를 팔았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민족을 사랑하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전문점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한 카페를 꼽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는 그럼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한 최초의 카페는 1927년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감독 이경손이 인사동에 오픈한 "카카듀"라고 합니다.
카카듀는 이경손 감독이 화와이 출신의 미쓰현이라는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다방은 지금처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이기보다 당대 지식인이 모여 서구 문화를 향유하는 자리였습니다. 톨스토이 탄생 100주년에는 외국문화연구회 동인들이 모여 톨스토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어떤 때에는 문화 예술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서양의 살롱문화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한 최초의 카페 카카듀는 운영이 미숙하고 손님도 적어서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폐점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이후로 많은 문화 예술인 들이 다방을 차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방이후의 커피
해방 이후에 우리나라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위상은 미미하였습니다. 커피는 수출제한 품목이고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죠. 당시 다방은 지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주로 문화 예술인의 친교의 장이었죠.
커피가 구하기 힘든 시절에 다방은 전통차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면서 곁다리로 고가의 커피를 파는 형식으로 유지 되었습니다. 원두커피도 물론 있었지만,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미군의 보급을 통해 들어오는 인스턴트 솔루블 커피가 가장 접하기 흔한 커피였습니다.
1970년대, 동서식품이 미국의 제너럴 푸드사와 기술협력을 통해 물에 녹는 솔루블 커피를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76년, 동서식품에서 믹스커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일반인들도 커피를 접하기가 수월해 졌습니다. 동서식품에서 세계 최초로 믹스커피를 개발했다고 해서 뜨거운 물에 쉽게 타먹을 수 있는 커피를 개발했다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물에 녹여서 먹는 커피는 훨씬 이전에 이미 개발이 되어있었습니다. 동서식품이 개발한 커피는 당시 다방에서 즐겨먹던 스타일인 "물에 잘녹는 커피+설탕+프림"을 한 곳에 넣어 먹기 쉽게 만든 커피였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은 1978년, 드디어 커피자판기가 생깁니다. 커피자판기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자판기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재떨이가 설치되어 한손에는 커피, 한손으로는 담배를 물고 담소를 나누는 풍경이 흔해졌습니다. 싼 가격으로 다방에서 먹는 커피와 흡사한 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자판기 커피는 2000년대 까지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판기 커피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도 늘어갔습니다. 이런 수요에 맞게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계기가 바로 1987년 커피수입자율화입니다. 커피수입이 자율화 되자 그동안 믹스커피에 밀려 잊고 지내던 원두 커피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20세기 말 컬쳐쇼크, 스타벅스
카페 이야기를 하면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스타벅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는 1999년입니다. IMF의 상처가 점차 아물어가는 시절, 신세계는 이화여대에 스타벅스 1호점을 개장합니다. 200원 짜리 자판기 커피가 최고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3천원이 넘는 커피가격은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죠. 수많은 비판적 시선을 극복한 끝에 스타벅스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과 인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젠 톨사이즈의 테이크 아웃잔을 들고 다니는 것이 도시인의 상징이 되었죠.
스타벅스가 우리나라 커피시장에 끼친 영향력은 굉장합니다. 그전까지 커피라면 다방커피나 파르페 같은 걸 먹던 시절이었는데, 스타벅스를 통해 에스프레소바 스타일의 카페가 널리퍼집니다. 이후 에스프레소 바를 표방한 스타벅스와 유사한 커피 전문점이 폭발적으로 생겨나죠.
카페 이야기를 간단하게 시작하려고 했는데 스타벅스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하고싶은 이야기가 점점 많아지네요. 시간이 늦어 이번 포스팅은 이만 줄이고 다음 시간에는 커피의 발견과 확산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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