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꿀잠의 커피이야기3 - 커피의 탄생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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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이젠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따듯한 라떼가 더 끌리는 계절이 찾아왔네요. 날이 추워질수록 몸은 점점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있습니다. 추위로 자꾸만 움츠려드는 몸에 생기를 불어넣기에 커피만큼 좋은 음료가 있을까요? 오늘은 커피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합니다.
커피의 기원
커피의 시작은 6세기에서 8세기까지 주장하는 사람에 따라 그 기원이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유력한 이야기는 6세기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합니다.
커피의 어원 중 하나는 바로 에디오피아의 카파(Kaffa)라는 지방에서 비롯되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바로 그 카파지방에서 유래한 이야기입니다. 카파 지방에서 양을 치던 칼디라는 목동이 있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는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한가로이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칼디에게 이상한 현상이 목격됩니다. 칼디가 이끌고 있는 양 중 몇마리가 기분이 업되어 이리 저리 날뛰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잠도 자지 않고 날뛰는 양을 본 칼디는 양들이 도대체 왜 저렇게 날뛰는지 궁금해하면서 원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날뛰는 무리의 양들이 이상한 빨간 열매를 먹었다는 점만 빼면 다를 것이 없었죠. 이상하게 생각한 칼디는 호기심에 그 빨간 열매를 먹어 보았죠. 아니나 다를까 칼디 역시 잠도 안 오고 이상한 두근거림과 함께 활기가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커피는 이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당시 에티오피아 카파지역은 이슬람의 세력권에 있었기 때문에 칼디는 마을에 있는 이슬람 성직자에게 이 이상한 열매가 가지고 있는 신비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슬람 성직자는 그 빨간 열매의 효능을 직접 보고 난 뒤, 이 미친 악마같은 힘을 주는 열매를 모두 없애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시작했습니다. 결국, 온 동네에 있는 커피 나무를 잘라다 태워버리기로 결정합니다.
커피나무를 잘라서 한곳에 모은 뒤 불을 놓자, 로스팅 된 커피의 고소한 향이 온 동네에 진동을 하였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활활타는 커피의 고소한 냄새에 취해 너도나도 타버린 열매의 맛을 보기 시작했고 모두가 커피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커피는 아라비아 수피교 수도승들이 밤새워 수도에 전념할 때 졸음을 쫓기 위해 먹으면서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다소 각색을 하긴 했지만 커피 발견에 대한 큰 줄거리는 앞서 말씀드린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슬람권에서 발견된 커피는 이슬람 문화가 융성하면서 다른 문화권으로 전파되었죠. 수에즈 운하가 뚫리기 전까지 커피가 주로 반출되는 항구는 바로 모카항이었습니다. 모카항을 통해서 유럽의 국가로 커피가 뻗어나가게 되었죠. 그와 함께 모카라는 지명도 커피와 동의어가 되었죠. 이슬람 문화권은 황금알을 가져다 주는 커피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목화를 빼돌린 문익점이 있듯이, 인도에는 커피를 뺴돌린 바바부단이라는 승려가 있었습니다.
바바부단과 커피의 확산
16세기경, 커피는 유럽 문화권에 확산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예멘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는 낙타를 통해 알렉산드리아로 운반되거나 모카항에서 뱃길을 타고 유럽으로 수출되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게 되면서 커피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솓게 되었죠. 당시 커피 생산을 독점하던 오스만제국은 커피 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였습니다. 이미 한번 볶은 커피를 수출하는 방법으로 커피나무가 다른 지역에서 길러지는 것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커피를 독점하려는 수작이었죠.
그런 환경속에서 17세기 초 바바부단이라는 용자가 나타납니다. 무슬림이었던 바바부단은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커피를 맛보고는 이 신비한 열매를 자기네 나라로 가져가겠다는 결심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예멘지역에서 커피를 빼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였죠. 바바부단은 어렵게 구한 생두를 국경지역에서 검문에 걸리지 않도록 천에 말아 배에 숨겼습니다. 이렇게 바바부단은 굽지 않은 커피 씨앗 7개를 숨겨 인도로 빼돌리는데 성공합니다. 인도로 간 생두는 남부지역인 마이소르 지방에서 몇 그루의 커피나무로 자라나게 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바부단보다 더 무식한 사람들이 커피를 확산시키는데 성공하는데요. 바로 17세기 해상무역을 장악했던 네덜란드 상인들에 의해 벌어지게 됩니다. 네덜란드 상인들은 몰래 씨앗을 빼가는 쪼잔한 방법 대신 오스만제국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예멘의 아덴에서 그냥 커피나무를 뽑아다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실론(지금의 스리랑카)에 심어 커피를 확산시킵니다.
이렇게 인도로 넘어간 커피는 1699년 말라바르에 이르게 되고, 그 커피가 자바, 수마트라, 셀레베스, 티모르, 발리 등 동인도 제도의 전지역으로 퍼져나갑니다. 지금도 그래서 아직까지도 그곳에서는 질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드 클리외의 커피 생존기
네덜란드는 자바에서 키우던 커피나무를 자국에서도 키우고자 본국의 식물원으로 몇그루를 옮겨옵니다. 하지만 커피나무를 키우기에 네덜란드는 기후가 맞지않았죠. 네덜란드가 신나게 이리저리 커피를 옮겨 심는 동안 유럽의 강자, 프랑스도 커피나무를 구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런 프랑스에게 네덜란드는 정말 좋은 선물을 건내줍니다. 식물원에서 재배하던 커피나무를 1714년에 위트레히트 조약기념으로 프랑스에게 전해준 것이죠.
이렇게 프랑스로 넘어간 커피나무는 파리의 식물원에서 길러지게 됩니다. 그로부터 몇년 뒤, 프랑스의 해군장교인 가브리엘 마티외 드 클리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클리외는 해군으로 당시 프랑스 식민지엿던 중앙아메리카 지역의 마르티니크에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휴가를 지내며 머무르던 드 클리외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마르티니크가 커피를 키우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된 클리외는 국왕에게 커피 묘목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포기할 드 클리외가 아니었습니다. 파리의 식물원을 월담하여 몰래 묘목을 파내서 마르티니크로 도주합니다. 그가 마르티니크로 커피나무를 옮기는 과정은 정말 눈물겹습니다.
우선 드 클리외는 일부가 유리로 된 나무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커피묘목을 넣었죠. 그 때문에 커피나무는 날씨가 좋을 때는 햇빛을 쬐고, 흐린 날에도 그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드 클리외는 커피를 가져가면서 고생을 엄청나게 합니다. 튀니지 해적을 만나기도 하고 무풍지대에 며칠동안 갇혀있기도 하죠. 또 운도 지지리도 없었는지 폭풍을 만나 배가 전복될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식수가 부족해서 선원들에게 일정량을 배급하기에 이르렀는데, 드 클리외는 자신이 먹을 물도 부족한 상황에서 커피나무에게 물을 줍니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주변 선원의 따가운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드 클리외는 커피나무를 무사히 마르티니크에 옮겨심는데 성공합니다. 다행이도 드 클리외는 고생 끝에 낙이 있었습니다. 이 커피나무가 바로 지금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들의 조상입니다.
독보적인 생산량 1위! 브라질 커피의 탄생
프랑스는 어렵게 얻은 커피나무를 정말 소중하게 다루었습니다. 누구든 커피 묘목을 상하게 한자는 사형에 처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었죠. 외부로 반출도 엄격하게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프랑스에게 커피를 준 네덜란드나 커피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오스만 제국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그렇게 구하기 어려운 커피나무를 구하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포르투갈령 브라질의 장교였던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레타였습니다. 그러던 중 팔레타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죠.
때는 1727년, 브라질에서 북동쪽을 보시면 기아나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국경분쟁이 일어납니다.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과 네덜란드령 기아나 총독은 이 국경분쟁의 해결을 위해 중립적 입장이었던 포르투갈령 브라질 장교 프란시스코 데 멜로 팔레타에게 중재를 요청합니다. 당시 기아나지역에는 커피나무가 제법 재배되고 있었는데, 브라질은 국경 문제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번식력을 가지고 있는 커피 씨앗을 정말 너무나도 구하고 싶어했습니다. 팔레타는 키도 크고 굉장히 매력적인 남성이었다고 합니다. 팔레타는 국경분쟁을 해결하는 모임을 갖는 와중에 몰래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의 부인을 꼬십니다. 얼마 뒤, 국경분쟁도 양측이 어느정도 만족하는 선에서 정리가 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축하하는 연회를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이 배풉니다. 이자리에서 프랑스령 기아나의 총독의 아내가 팔레타에게 꽃다발을 건내줍니다. 중요한 것은 그 꽃다발 속에 잘익은 커피 열매가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죠. 이렇게 커피 씨앗을 얻은 팔레타는 자국의 영토인 파라 지역에서 싹을 틔웁니다. 그리고 이곳을 기점으로 점점 남쪽으로 커피가 퍼져나가게 됩니다. 지금도 엄청난 생산량을 자랑하는 브라질의 커피는 바로 이렇게 들어오게 된 것이죠.
오늘은 커피가 이슬람 문화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커피가 유럽으로 넘어가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그런 이야기를 좀 나눠볼까 합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에 색다른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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