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꿀잠입니다. 그동안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 간단하게 포스팅을 해왔는데요. 커피의 기원에 대해서 아직 할 말이 많지만 요즘은 커피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져서 커피를 먹으려고 해도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일단은 커피를 내려 먹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 추출방식은 압력을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과 뜨거운 물을 커피에 붓고 필터를 통해 내리는 드립 방식입니다. 그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이는 법은 맛도 있지만 일단 보기에도 좋습니다. 스팀을 내뿜는 최신 기계 처럼 보이는 에스프레소 머신, 그리고 물을 쫄쫄내리며 온 정신을 커피에 집중해서 내리는 드립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장인정신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에스프레소와 드립커피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이유
압력과 드립을 커피샵에서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추출이 빠르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여기에 마지막으로 문화적인 배경을 하나 더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빠르게 유입된 커피 문화는 두 나라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한 곳은 스타벅스로 유명한 미국이고 다른 한 나라는 드립의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이죠.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가 미국의 스타벅스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왔고, 독일의 드립 방식이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압력을 이용한 추출법과 드립, 그리고 그밖에 다른 추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번 대략적으로 살피고 각각의 방법에 대한 세부 내용은 나중에 개별적으로 다시 다루어 보겠습니다.
압력을 이용한 추출방식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직장 상사가 나에게 압력을 넣을 때가 있죠. 바로 일을 빠르게 처리해야 할 때입니다. 커피도 비슷합니다. 압력을 이용하는 방식은 커피를 빠르게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추출 방법이 바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에스프레소 추출인데요. 에스프레소(espresso)는 이탈이아어로 빠르다는 뜻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영어의 Express와 비슷하죠. 1983년 스타벅스의 마케팅 총괄인 하워드 슐츠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가정용품 박람회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발견하고 미국에 에스프레소바를 시험적으로 엽니다. 그 이후에 에스프레소 방식은 스타벅스와 함께 커피의 대명사로 불리울 정도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다 에스프레소 특유의 빠른 추출때문이었죠.
이렇듯 압력을 이용한 빠른 추출은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알맞는 추출방식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 말고 몇가지가 더있는데요. 사용법이 간편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물론 캠핑에가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모카포트와 에어로프레스가 있습니다.
모카포트도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약간 낮은 압력으로 추출합니다. 모카포트는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요 포트아래쪽에는 물을 넣고 맨위 챔버에는 커피를 갈아 넣습니다. 그리고 끓는 물이 관을 타고 올라가 위에 있는 커피를 적신 후 끓이는 압력으로 커피를 우려내는 방식입니다. 외국 영화를 보면 스토브 위에 끓고 있는 모카포트가 자주 나오기도 합니다. 단단한 모양의 주전자 처럼 생겼기 때문에 알아 보기도 쉽습니다.
에어로 프레스는 뜨거운 물을 실린더에 넣고 직접 손으로 압축하는 추출방식입니다. 뜨거운 물과 장비만 있다면 가장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우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커피를 물에 직접 우리는 방식
커피를 물에 직접우리는 방식은 고대부터 사용해온 가장 오래된 방식입니다. 물론 옛날 커피의 원형이라고 일컬어지는 터키쉬 커피와 좀 다른 맛이 있습니다. 쉽게 우리나라 형식으로 표현하자면 한약 우리듯 커피를 우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의 전통 탕약 방식으로 커피를 우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커피를 물에 우리는 방식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드립퍼를 사용하거나 물에 직접 커피를 붓고 끓이는 터키쉬 커피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커피 분말을 물과 분리한다는 점에서 터키쉬 커피와 다르고, 필터를 통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드립방식과 다릅니다. 그리고 이 차이점 때문에 커피의 농도나, 커피오일, 질감 등에서 차이가 나죠. 그럼 커피를 직접 물에 우리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프랜치프레스는 에스프레소와 드립 방법을 빼고 나면 가장 잘 알려진 커피 우리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커피를 프랜치프레스 포트에 넣은뒤 물을 살살 넣어 줍니다. 몇번 저어주고 난 후 4분 정도 지난후 프레스 버튼(플런저)을 아래로 꾹 눌러줍니다. 눌러주는 과정에서 커피 분말은 아래로 걸러지고 위에는 맑은 커피만 남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커피 미분으로 인한 미세한 텍스쳐가 남습니다.
소프트 브루잉도 뭐 사실 별거는 없습니다. 망이 있는 찻주전자 혹시 보셨는지요? 그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커피를 망에 넣어준 뒤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그리고 3~4 분이 지난 후 망을 꺼내는 방식이죠. 홍차 우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커피백을 이용해 우리는 방식도 있습니다. 커피백은 우리가 회사 탕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티백을 말합니다. 여기에 둥글레차, 옥수수수염차 같은 차가 들어 있으면 티백인 것이고 커피가 들어있으면 커피백인 거죠. 커피백은 커피를 정말 간편하게 먹을 수 있죠. 하지만 쉬운 만큼 흥미롭지 않은 방식이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설명할 방식은 바큠(진공) 포트를 이용한 커피 우리기입니다. 있어보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사이폰이라고도 하는 이 기구를 사용하면 커피 내리는 간단한 일도 뭔가 연구실에 있어보이는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죠. 원리는 단순합니다. 아래에 물을 넣고 위에 커피를 넣은 진공 포트를 준비한 후 밑에 열을 가합니다. 물이 끓으면서 물이 들어있는 아래쪽 포트의 물이 커피가 있는 위쪽 포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나면 불을 끄거나 치워 주는 거죠. 아래 쪽에 달구어져 있던 공간이 식으면서 위에 있는 물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면서 커피가 걸러집니다.
이제야 드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드립을 이용한 커피는 엄청나게 옛날에 개발된 것 같지만 사실 발명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1908년 독일의 멜리타 벤츠 여사가 남편에게 커피를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발견하였습니다. 그냥 옆에 있던 공책을 이용하여 만들던 드립 커피는 그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 많은 기술과 방식으로 재탄생 합니다. 사실 기본 원리는 비슷하지만 내리는 방식이나 재질이 약간 달라 분류가 다양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중 가장 분류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퍼콜레이터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앞서 말씀드린 모카포트와 유사하나 큰 압력이 필요치 않습니다. 우선 주전자의 아래 부분에 물을 넣고 위 바스켓에 커피를 넣습니다. 물과 바스켓 사이에는 긴 빨대가 있는데 이 부분을 통해서 끓는 물이 분출되어 커피에 뿌려집니다. 이렇게 뿌려진 뜨거운 물이 커피를 통과하면서 다시 아래로 내려가고 그 끓는 물이 계속 앞서 말한 과정을 반복합니다. 가끔 서부영화에서 모닥불에 주전자를 올린 후 커피를 내려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그게 바로 퍼컬레이터입니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새 다시 각광받는 커피 추출법이죠.
클레버 드립이라는 방식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프렌치프레스와 드립커피를 섞은 방식입니다. 칼리타 드립퍼와 비슷한 모양새인 드리퍼를 사용하는데요. 다른 드립과 다르게 드리퍼를 서버나 컵에 올리지 않습니다. 필터를 끼우고 커피를 넣은 다음 뜨거운 물로 커피를 우립니다. 그 이후에 컵이나 서버에 드리퍼를 넣는데요. 드리퍼의 무게로 인해 드리퍼 아래에 있는 고무패킹이 열리게 되고 그 사이로 커피가 컵이나 서버에 담기는 방식입니다. 프렌치프레스의 진한 맛과 드립의 깔끔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그리고 필터를 사용하는 드립들이 있는데요. 종류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필터나 드리퍼의 모양에 따라 칼리타 드립, 하리오 드립, 케멕스 드립, 멜리타 등의 드립이 있습니다. 또한 천을 사용한 플라넬 드립도 있지요. 드립은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합니다. 필터에 커피를 담고 그 위에 물을 넣어 커피를 우리는 방식이죠. 이 설명은 드립 커피 부분에가서 더 상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더 알고가야할 것이 있다면, 베트남 핀드립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렌치프레스와 비슷하게 생긴 드리퍼가 있는데요. 이게 좀 특이합니다. 커피를 담을 드리퍼를 컵 위에 올려 놓고 커피를 넣습니다. 그리고 프렌치프레스에 있던 것과 같은 망을 커피 위에 올려 커피를 다소 누룹니다. 그리고 그 위에 물을 넣어 커피를 우리는 방식이죠.
커피를 물에 직접 우리는 방식
마지막으로 설명할 방법은 커피를 물에 직접 우리는 방식입니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역사가 오래된 방식이죠. 커피를 물에 그냥 넣고 우린 후 별도로 거르지 않고(혹은 거르거나) 먹는 방식입니다. 터키쉬커피나 카우보이 커피라고 불립니다. 터키쉬커피는 커피를 아주 곱게 갈아서 그냥 커피와 같이 끓여줍니다. 커피 미분이 가라 앉아서 마지막 한 모금은 먹지 않고 버린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커피 내리는 방법에 따라 다소 분류를 해봤는데요. 각각의 방식에 대해서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포스팅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