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맛이 일품인 여의도 평양냉면, 정인면옥
안녕하세요. 정꿀잠입니다. 어제는 간만에 일이 생겨서 여의도를 갔습니다. 여의도는 언제 가봐도 참 여유로운 느낌입니다. 여의도 공원이 가운데 크게 있는게 한국판 맨하탄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여의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여의도를 가면 주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를 많이 가는데요. 가끔씩 들러서 먹던 평양냉면집이 있습니다. 여의도에 계시는 분들은 아마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정인면옥"이라는 식당인데 순복음 교회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추워지는데 얼마 전부터 갑작스레 평양냉면에 계속 땡겼습니다. 회사 주변의 평양냉면집을 찾아보니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다니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여의도를 방문하는 기회에 여의도의 평양냉면 맛집 "정인면옥"을 오랜만에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반찬들입니다. 깔끔하게 나왔는데 제가 사진을 찍기 전에 몇개 주워먹는 바람에 김치가 지저분하게 나왔네요. 평양냉면집 답게 반찬은 단순합니다. 무절임과 열무김치 그리고 배추 김치가 전부입니다. 저는 접시만두를 시켰기 때문에 간장도 주었네요. 반찬과 함께 따듯한 면수를 보온병에서 따라서 주는데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좋았습니다. 밖에 추워서 그런지 더 좋았습니다.
몇가지 안되는 반찬이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특히 좋아하는 열무김치입니다. 열무와 함께 잎이 파란 배추를 같이 버무려 만든 김치인데요. 물김치와 겉절이 사이의 맛이 났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함께 시원한 맛이 나는 김치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평양냉면과도 잘 어울리죠.
드디어 나온 평양냉면입니다. 국물이 참 맑죠? 정인면옥은 의정부 평양면옥을 떠올릴 정도로 맑은 국물이 포인트입니다. 소고기를 재료로 깊게 우린 맛이 감칠맛과 고소한 맛을 더합니다. 누가 먹어봐도 고기를 우렸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고기 육수 맛이 납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국물이 그냥 정수기 물처럼 맑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육수의 느낌은 평양면옥과 비슷한데 차이점이 있다면 고추가루를 넣지 않는 다는 것 정도입니다. 오이와 무절임, 그리고 소고기 두점, 계란 반 쪽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정인면옥의 특징은 바로 면발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상대적으로 탄력이 있고 질긴 면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물이 면발로 깊이 베어들어가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국물이 지나치게 맹맹하지 않고 균형감있게 맛을 잡아주기에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양냉면만 먹으면 심심할 것 같아서 시킨 접시만두입니다. 한접시에 9천원인데 여섯개가 나옵니다. 이 사진 역시 정신없이 먹는 와중에 찍었기 때문에 두개가 어디로 사라졌습니다. 여기서 어디는 바로 제 뱃속입니다. 앙증맞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만두보다 큽니다. 둘이서 한접시를 시켜서 평양냉면과 같이 먹는다면 많을 수 있습니다. 저도 결국 두개를 남겨서 싸갔습니다. 만두의 맛은 좋습니다. 고기만두인데 크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부드럽습니다. 아마도 직접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한접시에는 9천원인데 반접시는 오천원입니다. 셋이 와서 먹으면 한접시도 먹어볼만 한데 둘이오면 반접시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옛날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냉면은 겨울에나 먹을 수 있던 음식이었다고 하죠. 냉장고가 본격적으로 보급된게 1960년 이후인데 그 때문에 냉면을 여름에 먹었다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정인면옥은 제 입맛에는 괜찮았습니다. 제가 맛에 대해서 상당히 관대해서 맛집을 민감하게 가리지는 못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정도의 똥맛집은 기가막히게 잘 가려냅니다. 정인면옥은 제 입맛을 기준으로 보면 특색있는 평양냉면 맛집입니다. 평양냉면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고 또 그 평양냉면 속에서도 취향이 갈리는 것처럼 다양한 기호가 있지만 이정도면 맛있는 평양냉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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