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소문난 국수 맛집, 국시집

저는 국수를 참 좋아합니다. 면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부류죠. 짜장면, 짬뽕, 막국수, 냉면, 스파게티 등 면이면 가리지 않고 마구 먹어댑니다. 평소에는 밥 한 그릇 먹기도 벅차 하지만 면이면 두세 그릇은 금세 뚝딱입니다. 잔치국수 같은 건 두 젓가락에 1인분을 후딱 해치웁니다. 옛날에는 결혼식에 가면 잔치국수를 말아주곤 했는데 그 맛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뷔페 같은 거말고 그냥 맛있는 잔치국수를 주던 그 시절이 가끔 그립습니다. 물론 지금도 결혼식 가면 잔치국수와 잡채, 그리고 탕평채 위주로 먹습니다. 가성비 저질입니다. 그래서 더 그냥 잔치국수만 줬으면 합니다.

국수의 고장하면 춘천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춘천하면 닭갈비가 떠오르지만 닭갈비를 생각하면 또 세트메뉴로 막국수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춘천에서는 막국수를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막국수는 평창, 정선, 화천, 인제 쪽이 괜찮습니다. 산지에서 자라는 메밀을 공이로 바로 내려 먹는 맛이 일품이죠.

고로 막국수를 제외한 춘천의 소문난 국수 맛집들을 한번 투어해 보았습니다. 사실 오늘 포스팅하려는 이 집은 예전에도 가본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춘천의 국시집입니다. 2월에 SBS 생활의 달인에 나와서 유명해진 집입니다.

SBS 생활의 달인, 2019년 2월 11일 비빔국수의 달인 편

 

2019/02/21 - [Daily Life/Travelogue] - 춘천 중앙시장, 튀김만두 맛집 팬더하우스

 
중앙시장을 갔다가 문을 닫아서 주변의 판다 하우스를 갔었더랬죠. 몇 달이 지난 지금 또 한 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문을 닫지 않아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그 비빔국수를 직접 맛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웰빙국수라고 비빔국수+잔치국수 세트메뉴가 있었는데 당분간은 비빔국수와 잔치국수를 따로 판다고 하셔서 따로 주문하였습니다. 저는 잔치국수라면 환장을 하는데요. 이 집의 메인은 비빔국수였기에 비빔국수도 따로 하나 시켜 먹어보았습니다.

춘천 국시집 메뉴판

카드결제 시 돈을 더 받는 범법행위를 대놓고 하고 계시긴 했지만,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함께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춘천 국시집

비비기 전에 사진을 한번 찍었어야 했는데 마음이 너무 급했습니다. 푸짐한 김과 면이 보이는데요. 잔치국수는 사실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되어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멸치를 푹 삶은 국물에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는 국수가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맛있고요. 이건 더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국시집 잔치국수

비빔국수가 정말 특이했습니다. 단맛이 나는데 달인에서 보니까 제철 과일을 직접 갈아서 만든 소스라고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약간 후추 맛도 났는데요. 정말 특색 있는 비빔국수 맛입니다. 사실 라면수프 같은 자극적인 맛도 있으면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이 납니다. 아 여기서 라면스프 같은 자극적인 맛이라는 것은 칭찬입니다. 저는 미원 없이는 밥을 못 먹는  L-글루타민산 나트륨 중독자입니다. 미원은 신이 내린 조미료가 틀림없습니다. 모두 미원을 적극 사용합시다.

국시집 비빔국수

비루한 사진 실력과 함께 노쇠한 아이폰6가 대환장 파티를 하고 있는 상세 사진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비빔장 정말 독특합니다. 각종 채소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아주머니 피셜인데 바닥까지 싹싹 잘 비벼야 비빔장이 아낌없이 잘 비벼진다고 합니다. 위에 사진 보면 희끗희끗하게 면발이 청아한 자태를 그대로 뽐내는 것이 보이는데요. 형편없는 저의 비빔 실력을 보고 안쓰러워서 하신 아주머니가 건넨 따듯한 조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춘천 국시집, 춘천 중앙시장 그리고 명동과 가깝습니다. 혹시 가실 계획이라면 비빔국수 한번 드셔 보세요. 멸치국수도 좋습니다. 그냥 두 개 다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