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술, 사케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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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는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술입니다. 옆나라의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접하기 쉽지만 저도 얼마전 까지 준마이가 뭐고 긴조가 뭔지, 사케는 그냥 증류주 아닌가하는 오해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클레어 버더가 쓴 술 잡학사전을 읽고 사케가 무엇인지 약간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케를 보통 증류주로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정확히 말해 일부 사케를 제외하면 증류주는 아닙니다. 오히려 맥주와 같이 곡물을 단순히 발효시켜서 만드는 술이죠. 사케는 술 주(酒)자를 부르는 일본말입니다. 그러니까 사케는 그냥 술이라는 뜻이지요. 일본의 사케는 대부분 절과 신사에서 만들어져왔습니다. 수도승들이 만들었다는 점도 일부 맥주와 비슷하네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사케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케의 재료
사케의 주재료는 쌀입니다. 쌀의 전분이 응축되어 있는 중간부분의 심백(신파쿠)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수분 흡수력이 뛰어나고 지방과 단백질의 함량이 낮습니다. 그리고 이 심백 부분에 전분이 응축되어 있다보니, 쌀을 어떻게 도정 하느냐에 따라 사케의 질이 결정됩니다.
또 다른 원료로는 누룩(코지)를 들 수 있습니다. 누룩은 곰팡이 포자로 긴 사슬의 전분을 짧은 사슬 구조의 당분으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때문에 누룩은 양조장에서도 쿠라라고 불리는 최고참이 맡으며 보통 이치 코지, 니 모토, 산 주쿠리라는 좌우명으로 불립니다. 이 의미는 사케의 첫째는 누룩, 둘째가 이스트 스타터, 셋째가 발효라는 것입니다.
셋째로 효모가 있습니다. 효모는 발효에 필요한 성분으로 당을 알콜로 변환시켜 줍니다. 효모는 종류별로 업계의 공식 지정 번호가 있고 저마다 특별한 아로마를 냅니다. 일부 사케는 야생 효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입니다. 물은 연수와 경수로 나뉘는데, 이는 미네랄 차이입니다. 미네랄이 많이 들으면 경수, 적게 들으면 연수입니다. 경수를 사용하면 연수보다 미네랄과 양분이 많기 때문에 발효가 더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경수로 만든 술은 대체로 풀바디하고 드라이한 맛이 나고 연수를 사용하면 달콤하며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사케를 만드는 방법
- 생 현미를 특정 비율로 도정합니다. (도정비율에 따라서 사케의 품질이 결정됩니다.)
- 쌀의 일부분을 습한 누룩방으로 옮겨 누룩 포자를 뿌려줍니다.
- 물과 효모 스타터(모토)를 첨가해 밑술을 만듭니다.
- 밑 술에 찐 쌀, 물, 효모를 더 넣어 희석합니다. 이렇게 희석한 혼합물을 거르기 전의 술(모로미)라고 부르며 최대 35일 까지 발효시킵니다. 이때 전분이 당분으로 바뀌면서 당분이 알콜로 전환되는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 집니다.
- 사케를 압착후 여과합니다. 이때 알콜 도수는 16~23도가 됩니다. 알콜을 더 첨가하면 아루텐이라는 주정 첨가 사케가 됩니다.
- 최종사케는 대체로 물로 희석해 15~17도 수준으로 나옵니다. 그 이후 살균처리를 한 후, 숙성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사케의 특이한 점은 전분을 당분으로 만드는 당화과정과 당분을 알콜로 만드는 발효과정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사케의 구분법
사케의 구분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도정을 얼마냐 하느냐에 따라 고급인지 그냥 그런 사케인지 판별이 되는데요. 또다른 방법으로는 압착 후 여과과정에서 알콜을 더 넣었느냐 안 넣었느냐하는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쌀이 부족해진 일본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상당량의 알콜을 첨가하였습니다. 이런 사케는 상당히 거친편이었는데요. 오늘날 까지도 일부 업자들은 이런 관행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술을 아루텐이라고 말하는데, 그들도 아루텐이 나쁜 것을 아는지 라벨에 아루텐이라는 말이 표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반대말인 순수하다는 뜻의 준마이라는 말이 없으면 대부분 아루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준마이는 순수하다는 뜻으로 알콜을 첨가한 아루텐과는 차별되는 뜻으로 쓰입니다.
도정률에 따라 분류를 하기도 하는데요. 도정율이 60% 이하다. 그러니까 쌀의 40% 이상을 깎아 냈다면 긴조라고 하여 좋은 사케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심백이라는 쌀의 중간 부분에 전분이 몰려 있기 때문이죠. 그 중 반이상 깍아낸 술 그러니까 도정율 50% 이상은 다이긴죠라고 부르며 최상급으로 칩니다.
그 아래 단계도 있는데요. 도정률이 70% 이하인 술은 혼죠조라고 부르며 그냥 일반적인 사케라 보시면 됩니다. 70%도 안 깎은 술들을 후추슈라고 하며 저가 라인으로 분류가 됩니다.
이제 두가지 분류법을 혼합해 본다면 최고의 사케는 준마이 다이긴조, 아루텐 다이긴조 그리고 그 다음은 준마이긴조, 아루텐 긴조, 준마이, 혼조조, 후추슈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준마이 다이긴조 부터 아루텐긴조 까지를 통틀어 긴조라고 부르며 좋은 사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도정률 |
알코올 첨가(아루텐) |
알코올 무첨가(준마이) |
의미 |
50% 이하 |
다이긴조 : 최상급 사케, 도정률이 최소한 50% 이상이며 40%가 주를 이룬다. 대체로 향기롭고 세련미와 우아함이 있으며, 기품이 느껴지고 균형과 여운이 뛰어나다. |
준마이 다이긴조 : 도정률이 최소한 40%이며 대체로 40% 정도다, 이 순수한 사케는 최고 중 최고로 인정받으며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
최상의 특등급 |
60% 이하 |
긴조 : 도정률이 최소한 60%이며 대개 과일 향이나 꽃향을 풍긴다. 이러한 향을 가리켜 긴고카라고 칭하며 대체로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산뜻하고 적절한 산도를 띈다. |
준마이 긴조 : 도정률이 최소한 60%이며, 알콜 무첨가라는 것이 향이 비교적 적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
특등급 |
위의 네개를 통틀어 '긴조'라고 함 |
|||
70% 이하 |
혼죠조 |
준마이 |
고급 |
70% 미만 |
후슈추 : 양조방식에 구애가 없어서 알코올, 산도, 풍기를 더하기 위해 첨가물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사케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수출은 많지 않다. |
|
보통등급 |
그밖의 사케
그밖에 약간 독특한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특별한 사케들이 있습니다.
무로카라는 사케는 여과를 거치지 않은 사케로 더 개성 넘치는 사케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막걸리 정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겐슈는 발효 후 물을 넣어 희석하지 않은 사케입니다. 그렇다고 알코올이 전부다 세지는 않은게 자연적으로 발효를 멈추도록 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16~20% 정도의 알콜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마자케는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사케입니다. 우리나라의 생막걸리 정도를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때문에 반드시 냉장처리를 해야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니고리는 효모 망금이 일부 남아 빛깔이 탁한 사케로, 뭐.. 이것도 막걸리 정도로 보면 됩니다.
겐마이는 현미로 만든 사케로 더 묵직한 바디를 띕니다.
야마하이/기모토는 독특한 발효법을 가진 사케로 이 발효법을 거치면 고기와 같은 풍미와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다른 일본 술
쇼추 : 이건 그냥 소주입니다. 쌀, 고구마 등 전분이 있는 것을 발효시킨 뒤 증류를 통해 얻어내는 술입니다.
우메슈 : 매실주입니다. 대게는 쇼추, 더러는 사케를 베이스로 사용하여 매실과 설탕을 넣은 후 최대 1년까지 침용시켜 만드는 술입니다.
이상 클레어 버더의 술 잡학사전을 기본으로 한 사케에 대한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케도 한번쯤 빠져 볼만한 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나시면 술 잡학사전도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가볍게 읽기 나쁘지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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