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타 핸드밀 KH-3 커피 분쇄기 사용법
요새는 집에서도 커피를 마시기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일단 워낙 많아졌고, 양질의 원두를 구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놓은 집들도 꽤 많이 있죠. 저희 집에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집에서 커피를 먹을 때는 보통 핸드드립 커피를 먹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뭔가 여유가 없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라는 말 자체가 빠르다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 말이기도 하죠. 이탈리아 가서 정말 놀란 것 중 하나가 간이 바 같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시켜 각설탕을 한 조각 넣은 후 홀딱 들이키고 제 갈길을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강점은 빠른 커피 추출이고 그 때문에 바쁜 현대인의 생활과 잘 어울려 이렇게 널리 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빨리 퍼지게 된 데는 스타벅스의 전 마케팅 담당이자 사장이었던 하워드 슐츠의 공이 컸습니다. 스타벅스에 에스프레소 바를 접목시킨 장본인이죠. 이야기가 약간 곁길로 빠진 것 같은데, 다시 본래 이야기로 돌아오면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에스프레소가 집에서 여유롭게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커피라고 생각합니다. 에스프레소는 출근길이나 일을 하는 평일의 점심시간에 빠르게 피로를 덜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집에서 까지 빠름을 추구하기에는 너무 여유가 없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오롯이 휴식을 위해 집에 머무는 오후나 주말에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에스프레소나 캡슐 커피에 비해서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오래 걸리죠. 하지만 그만큼 드립커피만의 여유가 가지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면서 상념에 젖을 수도 있고, 커피에 천천히 스며드는 물을 보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얻게 되는 달콤한 한잔의 커피는 함께 하는 시간은 그동안 일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데 최고의 처방약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핸드드립을 위한 필수품 중 하나인 커피밀, 즉 그라인더 작동법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글라인더는 커피의 원두를 분쇄하는 기구입니다. 커피 맷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이 그라인더가 핸드드립을 위해 필수품인 이유는 질 좋은 원두를 바로바로 분쇄해서 먹어야 진정한 핸드드립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 로스팅을 한 분쇄하지 않은 원두의 경우는 상미기한을 2주 정도로 보는 반면 분쇄를 한 원두는 약 3일 정도면 맛과 향이 변질된다고 합니다. 분쇄를 한만큼 공기와 닿는 표면적이 넓어져 산화하기 때문이죠.
집에서 내려먹는 원두는 아무리 소량으로 산다고 해도 하루에 서너 잔씩 마시면서 소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가급적이면 분쇄하지 않은 원두를 구매해서 바로바로 분쇄해 먹는 것이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적합하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라인더를 구입하셔야 하는데요. 그라인더의 종류도 정말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단 전기로 돌리는 전동 그라인더와 손으로 돌리는 핸드밀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집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자고 하는 것인데 전기로 돌리는 전동 그라인더 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여유로운 주말에 전동모터 소리가 웬 말입니까? 그래서 오늘은 핸드밀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그라인더인 칼리타 KH-3의 사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칼리타 KH-3은 2~3만원대의 저가 브랜드이지만 커피를 분쇄하는 기능은 다른 고가의 그라인더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우수합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그라인더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칼리타 KH-3은 아래와 같이 분리할 수 있습니다.
칼리타 부품은 조립순으로 보자면 분쇄 날, 플라스틱 와셔, 조절 나사, 금속 와셔, 스토퍼, 핸들, 상부 나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쇄 날은 말 그대로 원두를 분쇄시키는 부분입니다. 플라스틱과 금속 와셔는 각 부품들의 간격을 유지키셔주는 한편,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부품으로 보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칼리타 KH-3은 조절 나사와 스토퍼를 이용해서 분쇄도를 조절합니다. 조절 나사를 보시면 톱니처럼 생긴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조절 나사까지만 조립해 놓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조절 나사까지만 끼운 모습인데요. 분쇄날에 플라스틱 와셔를 넣고 그다음에 조절 나사를 끼우면 됩니다. 일단 이상태에서 맨 위부분을 잡고 들어 올려 조절 나사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 잠가줍니다. 그러고 나서 조절 나사를 시계방향으로 한 칸 한 칸 돌리면서 분쇄도를 조절하는 것인데요. 조절나사를 돌리는 만큼 분쇄 칼의 간격이 넓어지고 그만큼 원두가 굵게 갈리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칼리타 그라인더는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원두를 사용하는 터키쉬 커피 수준부터 비교적 굵은 분쇄도로 내려야 하는 프랜치 프레스나 베트남 드립 커피까지 다양한 분쇄도로 갈 수 있습니다. 360도 원형에 톱니 날이 6개가 있으니 한 클릭 돌리는데 60도씩 회전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아래의 표와 같이 세팅하면 무난한 굵기로 드실 수 있습니다.
구 분 | 회전 클릭 수 | 분쇄도 |
터키쉬 | 1~2 | 매우 부드럽게(밀가루 수준) |
에소프레스 | 3~4 | 매우 가늘게(맛소금 정도) |
모카포트 | 4~5 | 조금 가늘게 |
콜드브루 | 5~6 | 보통 |
드립커피 | 6~8 | 보통(설탕 수준) |
프렌치프레스 | 9 | 굵게(굵은 소금 정도) |
베트남 | 10~11 | 매우 굵게(굵은 모래) |
위 방식대로 몇 번 갈다 보면 어느정도 적당한 원두 분쇄도를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분쇄도는 원두의 상태와 질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갈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아하시는 원두를 분쇄도를 적당히 조절해 가면서 갈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에게 가장 맞는 분쇄도를 찾아가는 것 또한 커피를 만드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커피라는 것이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진하게 먹고 싶으면 더 부드럽게 갈아주시면 되고 잡미가 없이 깔끔한 맛을 느끼고 싶으시면 조금 더 굵게 갈아주시면 됩니다.
조절나사를 이용하여 원두의 분쇄도를 결정하고 난 후에 금속와셔를 얹어주고 스토퍼를 걸어주시면 위와 같은 사진이 됩니다. 스토퍼를 거는 이유는 조절한 나사가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죠. 그리고 핸들을 올린 후, 상부 나사를 조여 고정시키면 핸드밀 세팅은 끝입니다.
핸드밀 세팅이 끝나면 두 번째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바로 원두를 얼마큼 갈아야 하는가?"입니다. 이것 또한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있습니다. 보통 칼리타 드립으로 30g의 원두를 사용하고 360ml의 물을 사용하여 3인분 정도 내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30g은 어느 정도 양일까요? 보통 에스프레소 한 샷을 뽑을 때 7g 정도의 원두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칼리타 KH-3의 경우 상부 호퍼의 용량은 35g이고 하부 상자의 용량은 55g입니다. 따라서 상부 호퍼에 가득 넣어서 갈면 30g 정도의 원두가 갈립니다. 이것을 360ml의 물로 천천히 내리거나 아니면 적게 내린 후 물로 희석해서 드시면 됩니다.
커피를 내리실때 주의하셔야 할 것으로는 세 가지 정도가 더 있습니다. 바로 내리는 속도와 물의 양, 그리고 온도입니다. 빠르게 내리는 것보다 30초 정도 첫 뜸을 들이고 나서 3~4 회에 나눠서 커피를 내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물의 양은 3인분 기준 360g을 기본으로 줄이거나 늘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의 온도는 원두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하셔야 하는데 약배전의 원두의 경우 쓴맛이 덜하고 추출이 느리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뜨거운 물(90~87도)의 물을 사용하시고 강배전의 경우 쓴맛이 과도하게 추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덜 뜨거운 물(85~80도)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그라인더 중 수동으로 조작하는 핸드밀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드립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포스팅을 할 날이 오겠죠. 맛있는 커피와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좀 남으신다면 커피 추출에 대한 다양한 방법에 대한 제 블로그의 다른 포스트를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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