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홍춘욱)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코 중에 하나 입니다. SBS 라디오인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정말 알기 쉽게 경제 이슈를 콕 찝어주는 것을 들으면서 ‘얼마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이렇게 쉽게 전달해 주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업무차 지방의 워크샵에 갔었는데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특강이었는데 역시나 정말 알기 쉽게 다양한 지표들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며 설명해 주는 것을 보면서 믿을 수 있는 이코노미스트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라는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순전히 그 때문입니다. 책을 우연히 보았지만 지은이를 보고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50대 주요 사건으로 살피는 경제와 역사와 상관관계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7개 부로 나눠져있는데
1부 전쟁에 이기게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2부 대항해시대로 열린 ‘글로벌 경제’
3부 멜서스와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
4부 대공황, 아 대공황!
5부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
6부 일본 경제는 어떻게 무너졌나?
7부 1997년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각 부마다 몇개의 장으로 세부 사건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각 부를 마무리하면 얻을 교훈을 쓰고 있습니다. 1부의 시작은 영국 대 프랑스과 스페인의 연합 함대의 해전인 트리팔가르 해전(1805년) 부터 시작합니다. 영국은 어떻게 인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불패의 해군을 육성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이 책은 영국은 안정적이고 낮은 금리를 제시합니다. 대규모 함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적은 금액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물론 17세기 말에 있었던 영국의 명예 혁명 덕분입니다.
1688년 영국의 의회는 제임스 2세를 쫓아내고 윌리엄 3세릉 왕으로 앉히면서 새로운 세금을 걷을 때는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얻게끔 합니다. 또한, 국민의 재산을 자의적으로 강탈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게 합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영국 정부는 이자와 원금의 지급을 연체한 적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영국이 금융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돈과 관계된 역사에 대해서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단원의 마무리마다 역사에서 새겨야할 교훈을 전해줍니다. <1부 전쟁에 이기게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의 교훈은 금리가 높은 나라는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으로 금리가 높은 것은 이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2부 대항해시대로 열린 ‘글로벌 경제’>의 교훈은 화페 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으로 어떤 이유로든 은행의 예금 잔액이 줄면 은행은 채권을 회수하려 들 것이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기업과 가계의 파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교훈입니다.
<3부 멜서스와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에서는 미국의 남북전쟁과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의 황금기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생산성 증가가 빠른 혁신 국가에 투자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데 좁혀보면 미국이나 독일, 우리나라, 중국 등이 고 넓혀봐도 이스라엘, 스웨덴, 아일랜드 등 몇나라들이 추가 될 뿐입니다. 국가의 경제성장이 생상성 향상에 의지한 성장이 아닌 주변국의 영향에 의해 성장한 중남미 국가 처럼 성장이 다른 요인에 따른 일인지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투자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부 대공황, 아 대공황!>에서는 불황과 대공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불황이 닥쳤을 때는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것은 개인 투자자가 아닌 국가적인 범위에서 이야기입니다. 1929년 대공황의 교훈을 살려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자 미국의 연준은 즉각적인 양적완화에 나섰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불황이 왔을 때 국가는 적극적으로 긴축재정을 펴는 등 단호하게 대처해야하고 국민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국가가 잘 대처하고 있는지 항상 감시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부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에서는 금본위제가 무너진 이후에 중앙은행은 예전보다 훨씬 과감하게 정책을 취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기준금리를 1980년 대처럼 20%대로 올릴 수도 있고 1983년처럼 3%까지 인하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실질 금리에 따라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바뀝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져 채권이나 예금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또 성공이 확실하지 않은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높은 이자율 때문에 접게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얻을 확률이 커집니다.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불황에 빠질 우려가 생갑니다. 또한 금본위제 폐지 이후 미국의 경기순환 주기가 더 길어졌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1854년부터 1919년까지 금본위제가 강력하게 시행될 때는 평균 주기가 48.2개월이었던 반면에 1919년 부터 1945년까지 경기순환의 평균 지속기간이 53.2개월로 늘어났고 1945년부터 2009년까지는 평균 69.5개월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9년 6월 바닥휴 현재가 가장 긴 순환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6부 일본 경제는 어떻게 무너졌나?>에서는 버블이 붕괴될 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돈을 풀어야한다는 교훈으로 4부 대공황과 비슷한 교훈입니다. 일단 경기가 디플레의 늪에 빠지게 되면 경제 정책이 효과를 보기 힘듦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발생이후 유럽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결과 장기 불황에 빠진 최근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7부 1997년 우리나라는 왜?>에 가서야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금융위기를 맞이했는지를 고정환율제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정환율제에서 불경기가 찾아오고 금리가 낮아지면서 외화가 급격하게 유출되었고 그로인해 금융위기가 촉발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경제 원론에서 배웠던 GDP 산식이 나오는데요.
<저축 - 투자 = 경상수지>가 나옵니다.
위의 식에서 우리나라의 대규모 경상수지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축보다 투자가 적다는 것으로 과거 외환위기 이후 가계와 기업이 가져오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무너지고 수많은 실업자가 생긴 트라우마로 소비와 지출을 줄이게 되고 그로인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나의 소비가 다른 사람에게는 매출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고용부진은 투자와 지출이 부족한 상태에서 발행한 것일 확률이 큽니다. 이처럼 내수가 부진할 때는 중앙은행에 적극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써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의 논리입니다.
저도 이런생각에 동의하는 바 입니다. 우리가 경제를 배우고 공부해야하는 이유는 돈을 잘 벌기 위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사실 이런 거 아무리 배워보고 공부해봐짜 돈을 잘 벌기는 힘듭니다. 경제공부를 하는 진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잘 나가고 있는 지 감시를 할 수 있고남에게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어야 사회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처럼 알기 쉽게 경제를 설명하려면 얼마나 많은 공부가 필요할 지 짐작도 안되지만 혼자서라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정말 읽을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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