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밀레, 박수근 미술관
청명한 가을 날씨를 느끼면서 양구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으나 힌남노 때문에 우중충한 하늘 아래서 양구를 다녀오고 말았습니다. 양구는 강원도 두메산골과 접경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딱히 뭐 볼 곳이 있나 싶지만 #박수근미술관, #국토정중앙천문대 등 가볼만한 곳이 꽤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곳은 박수근 미술관이었습니다. 한국의 밀레라는 평가를 받는 박수근은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나라 민중의 정서를 화강감 같은 질감으로 담아낸 작품들은 보기만 해도 깊은 친밀감과 잔잔한 울림을 줍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Kk13I/btrLD9ROQgm/ZrLeaRxiFjjqGjeS7wFFaK/img.jpg)
그런 박수근을 기리는 박수근미술관 안에는 어린이미술관이 따로 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rnltF/btrLEjGEKhj/TonVjRdmDlhBghRHe8gFh0/img.jpg)
박수근 미술관은 크게 박수근 기념관, 현대미술관, 어린이 미술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통합 관람권을 끊어야하는데 매표소는 박수근 기념전시관에만 있습니다. 박수근 기념전시관에서 표를 끊고 관람을 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박수근기념전시관 #현대미술관 #현대미술
![](https://blog.kakaocdn.net/dn/dwp62l/btrLEa36Mst/9A5McnFXpG2jwTlB95coM1/img.jpg)
박수근 기념전시관은 돌담길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중간에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돌담길이 품은 건물 중간으로 현관이 나 있습니다. 기념관 건물을 돌아들어가면서 정말 오롯이 박수근만을 위한 기념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의 질감과 같은 화강감으로 외벽이 둘러쌓여 있고 창문이 없는 돌담길을 긴 호흡으로 돌아 들어가는 여정은 마치 순례길을 연상하기에 충분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lNc4e/btrLDWLXLAm/ukmSZZWE1G4mcKYKhkw5KK/img.jpg)
어린이 미술관에 들어서면 앞서 느꼈던 박수근 기념전시관과는 다른 발랄함이 느껴집니다. 입구 우측에는 아이들을 위한 미끄럼틀이 놓여있는데 사실 미끄럼틀은 아닌 것 같지만 아이들은 사선만 보면 일단 미끄럼틀을 타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dcB4PJ/btrLDV7m3D1/DKMHRUvYK7E3OwIqsCXgMK/img.jpg)
박수근 어린이 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는 박수근 작가의 유년시절을 모티브로 한 김용철 작가의 동화, 꿈꾸는 징검돌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편하게 시청각자료를 시청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시청각 자료가 재생이 되지 않았습니다.. 관리가 아쉬웠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PpUNo/btrLE7ZTwYm/bZhp3RtAWNxOUvclmrXdy1/img.jpg)
박수근은 자녀에게 직접 동화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내인 김복순 여사가 동화를 쓰면 박수근이 삽화를 그리는 식이었습니다. 그 대부분은 고구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그림의 원본은 위 사진 처럼 전시되어 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b0dH9/btrLEGVVczs/jfWnM8b8bwxpaKifTkc0d1/img.jpg)
아이들은 이곳에서 박수근 화백이 그린 그림 동화와 고구려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고구려 복식 체험을 할 수도 있죠.
![](https://blog.kakaocdn.net/dn/bUrBpF/btrLFyXfD5v/LtlbWu9wz52Fyo4mwhh4f1/img.jpg)
곳곳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박수근 화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muAUU/btrLD0U0eS2/ANaEIK8YLygQdyVjniK4OK/img.jpg)
박수근은 고양이를 싫어했나 봅니다.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박수근의 작품 곳곳에 강아지, 고양이가 정겨운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이죠.
예술은 고양이 눈빛처럼 쉽사리 변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깊게 한 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https://blog.kakaocdn.net/dn/lhV2t/btrLE8Evtlj/j3xPyu0PJkRM72un8Q5kCk/img.jpg)
기획전시실과 처험전시실 사이에는 아이들이 직접 소품으로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유치원에서도 재활용품으로 뭔가를 계속 만들어오는 아이들은 여기서도 뭔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74Gfk/btrLEQYoESh/EbKcIbJre9tPIkiMj1aZBk/img.jpg)
어른이 보기에는 쓰레기를 이어붙인 조잡한 작품처럼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은 초집중한 상태에서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어 나갑니다. 작품을 다 만들고 나서는 뭔가 이름도 붙이고 의미도 부여하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다만, 끈기있게 뭔가를 완성하려는 노력은 칭찬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s5HfW/btrLDGJz0lO/3ArZKPqo4YqKrEVZEkqAx1/img.jpg)
첫번째 체험전시실에는 다양한 전시가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전시들은 고장과 코로나19라는 핑계로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가 만든 숨마꼭질 미디어아트와 박수근 작품 속으로 아이들은 작품을 보내는 미디어아트가 있었는데 전부 이용할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ppLcC/btrLD9ddtzA/BhIGwtG5WKt8IKVlk0kY01/img.jpg)
![](https://blog.kakaocdn.net/dn/1pvrJ/btrLEu87BCc/BnAX0ZSKDOe60ioUdxzzs0/img.jpg)
두번째 체험전시인 미로체험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졌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빠르게 끈났습니다. 미로 구조물 가운데 있었던 VR체험도 할 수 없었습니다. 미술관 관리와 운영이 아쉬웠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2mIyf/btrLDWkSEBt/pbfftM6Q2ZfkdJ0lMiF5Z0/img.jpg)
어린이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아이들과 미술관 산책을 했습니다. 미술관은 실내와 실외 모두가 한 공간처럼 균형있게 구성되었습니다. 기념관에서 시작해서 현대미술관 그리고 어린이 미술관으로 흐르는 동선이 유려하게 긴 호흡을 가지고 있었지만 저희는 발길이 닿는 대로 그냥 왔다갔다 했습니다. 다음에는 천천히 다시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f3uyv/btrLDXjOSPJ/yNQUQN0xrDFNrRWQMaQMMK/img.jpg)
야외에도 다양한 전시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빠른 발걸음과 구린 날씨 덕분에 관람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없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otCrw/btrLE1MgSuA/GT87UKzQdjmMsuqqVXWDAK/img.jpg)
박수근 미술관에서는 제6회 박수근미술전 수상자인 김주영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S3BRq/btrLFyXfDry/kukcje6QBBNredQrivZVok/img.jpg)
현대미술은 아직 저에게는 아직 많이 난해합니다.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소품으로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pM4oE/btrLFimHrRu/bOzKCyC4P2vwcbZgoIaK30/img.jpg)
박수근 미술관 외벽에도 조그맣게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걸려있습니다. 상당히 귀여운 연출입니다.
박수근 기념전시관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아카이브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박수근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작품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는 삼성가에서 기증한 작품이 꽤 있었습니다. 유화 뿐만 아니라 목판화나 조각 등의 작품도 볼 수 있었고 유년시절 습작도 인상깊었습니다. 다만, 사진 촬영이 금지되 있어서 블로그에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RFebO/btrLFG8IlpD/6Nvbp15BI93t9XkIi2fsr1/img.jpg)
박수근 기념관 앞에는 박수근 동상이 있습니다. 다른 동상처럼 위엄을 갖추고 있기 보다는 소박한 형태의 모습입니다. 아이들도 뭔가 느꼈는지 옆에 서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nPt7I/btrLDQysbY4/2gf6Fe55tVkwM28dVSMtkK/img.jpg)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역시 놀이터입니다. 박수근도 평소에 어린아이, 아낙과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과 소소한 풍경에서 영감을 얻곤 했다고 합니다. 이곳의 놀이터는 비가 와서 그런지 주말에도 한산해서 아이들이 전세 낸듯 신나게 놀았습니다. 짚와이어 등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양구를 오게 된다면 박수근 미술관은 다시한 번 꼭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일상이야기 > 영화, 전시회, 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추천] 미드나이트 스카이(Midnight sky) (5) | 2021.02.04 |
---|---|
고작 팩스 다섯장에 70조를 태워?, 블랙머니(Black money) (0) | 2019.11.28 |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 (0) | 2019.05.31 |
영화 돈, 그게 돈이 되겠어? (0) | 2019.03.21 |
대고려(928.2018) 그 찬란한 도전 (0) | 2019.01.2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넷플릭스 추천] 미드나이트 스카이(Midnight sky)
[넷플릭스 추천] 미드나이트 스카이(Midnight sky)
2021.02.04 -
고작 팩스 다섯장에 70조를 태워?, 블랙머니(Black money)
고작 팩스 다섯장에 70조를 태워?, 블랙머니(Black money)
2019.11.28 -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
2019.05.31 -
영화 돈, 그게 돈이 되겠어?
영화 돈, 그게 돈이 되겠어?
2019.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