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비주류 예찬론
비주류 예찬론
2015.05.08난 비주류가 좋다. 다른 사람에게 많이 노출이 되는 주류보다 그 아래 숨겨져 있는 비주류가 좋다. 주류는 이미 만들어진 이야기를 곱씹으며 동질감을 형성하지만 비주류들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현장에 내가 존재하고 그들의 곁에서 호흡할 수 있다. 마치 중소 가치주를 발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KBO리그보다는 K리그를 좋아하고 K리그 클래식 보다 챌리지를 더 좋아한다. 간혹 가다 맞이하는 비주류들의 성취를 들으면 돌지난 셋째딸이 첫 걸음마를 하는 듯한 감동을 받는다. 주류들의 성취는 이미 너무 익숙해서 질소70프로 산소30프로 처럼 특별할 것도 없다. 다같이 몰려가는 어린이날의 화려한 에버랜드보다 집앞 공원에서 궁색하게 비눗방울 기계나 돌리는 것이 나에게 더 어울리는 일이다...
축구가 하고싶다.
축구가 하고싶다.
2015.05.08축구가 하고 싶다.. 할일 없는 금요일 오후, 퇴근을 앞두고 회사에서 몰래 메시 동영상을 봤다. 현실에서는 메시의 혓바닥에 달려있는 미뢰만도 못한 존재지만 공을 차고 싶다. 메시 생각하니까 메로구이 먹고싶다. 아무튼 축구하고 싶다. 축구공 하단부의 타점에 발 안쪽을 빠르고 정확하게 가져다 대어 터지듯 공을 밀어내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다시 느끼고 싶다. 내 발을 떠난 공이 유연한 궤적을 그리며 내가 원하던 목적지로 날아가는 모습을 본 지가 언제던가 눈 빛만으로 상대를 속이며 원투 패스를 찌르고, 수비수 등 뒤로 빠르게 침투하는 동료에게 잘 익은 수박을 쪼개는 느낌으로 수비수를 가르는 칼날 같은 패스를 날리고 싶다. 잘읽은 홍시처럼 생겨서 뽀송하게 출렁거리는 뱃살이 생겨난 것도 다 축구를 안했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
금요일 오후
2015.05.08금요일은 일이 안 된다. 오늘은 더욱이 과장님도 없다. 팀장님도 없다. 어제 먹은 술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다 깼고 술똥 기운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숙취가 이제 완전히 풀리려나보다. 빨리 컴백홈해서 푹신한 라텍스 메트리스에 몸을 매장시키고 싶지만 시간이 남았다. 혹시나 금요일에 회식인가 했지만 팀장님이 출장을 나가시는 바람에 무사히 집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집에가서 매운 닭발에 쏘주나 먹어야지. 금요일은 부담이 없다.
300년 동안 변함이 없는 젊음의 고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300년 동안 변함이 없는 젊음의 고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15.05.07스마트폰과 SNS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과 쉽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문장은 점점 짧아지고 자기의 진솔한 속내를 내비치기는 어려워졌다. 이런 현실에서 베르테르와 나눈 대화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3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전해온 82통의 편지를 읽다보니, 지금이라도 당장 발하임으로 달려가면 베르테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휩싸였다. 베르테르의 생각, 그리고 당시의 사상과 생활상에 대해서 생생한 체험을 하였고, 그것을 통해서 열정과 삶에 대해서 베르테르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5월의 봄에서부터 12월의 겨울까지 받아보았던 베르테르의 편지는 계절적인 요소와 함께 하였기 때문에 더 분명한 이미지로 느낄 수 있다. 생명이 넘치는 5월의 봄날처럼 로테와 행복했던 시절은 열정적인 여..
삼국지를 읽기 시작하다
삼국지를 읽기 시작하다
2015.05.07출퇴근 하는 시간을 다 합치면 거의 3시간은 된다. 많은 사람들 틈에 껴서 부대껴 도저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패드를 들고다니면서 신문을 볼까 했지만 미끄러운 아이패드의 바디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어깨조차 펼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다는 것, 그리고 책보다 밝은 화면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출퇴근 길에 패드를 가지고 다니지 못했다. 개인적인 공간이 전혀 없는 곳에서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제약이 너무 많다. 어떤 날은 미드를 보기도 했고, 사람이 없는 늦은 퇴근 길에는 영어 공부를 하기도 했다. 한동안은 아침에 아이폰으로 영자 기사를 보며 출근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겨운 날에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찾아보면 할 것은 ..
블로그를 시작하며
블로그를 시작하며
2015.05.06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뭔가 원대한 글을 쓰려고 했었다. 그러다 보니 글쓰는 시간이 길어지고 어려워졌다. 글은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아무 것도 쓰는 것 없이 하루하루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서툴러지고 사고가 빈약해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문득 예전 부터 보던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다 그들의 꾸준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쉬운 듯 씌여진 글에는 하루의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있었고 어렵지 않고 쉬운 글씨체와 블로거들을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를 끌어모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일장에서 입을 터는 전기수를 보는 것 처럼, 나도 모르게 블로그에 머물게 되었고 짧게 나마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무엇인가를 전..
왜? 서구인들은 원주민을 침략할 수 있었을까? - 총균쇠(제레드 다이아몬드)
왜? 서구인들은 원주민을 침략할 수 있었을까? - 총균쇠(제레드 다이아몬드)
2014.10.30얼마 전, 캄보디아 따케오주 산속 오지로 봉사활동을 갔을 때 만난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그 곳에서 나고 자란 대학생인데 지역사회의 아이들에게 방과후 교실을 열어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 영어 선생님이 꿈이라는 그 청년은 자기들의 나라도 언젠가는 우리나라 처럼 잘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것을 위해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는 말을 하면서도 그 순간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왜 캄보디아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는 환경을 가지고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진심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청년들이 있고, 맑은 웃음을 간직하고 있는 똑똑한 아이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궁핍한 생활환경을 가질 수 밖에 없을까..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
2014.05.25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바로 한글이다. 한글을 배울 때 ‘나’, ‘너’, ‘우리’, ‘이웃’, ‘대한민국’과 같은 정체성과 소속감에 대한 단어부터 배우고 시작한다.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나의 소속과 정체성에 관한 단어들을 익히기 시작하면서 나아가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본을 다지는 것이다. 그 만큼 정체성과 사람 간의 관계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들은 인문학의 정신을 교육받아 온 것이다. 철학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학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지만 인문학은 위기를 맞을지언정 사라질 수 는 없는 태생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인간에 초점을 ..
자유를 향한 여정 '허클베리핀의 모험'
자유를 향한 여정 '허클베리핀의 모험'
2014.05.11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대개의 소년들이 그러하였듯이 나 역시 집 주변에는 드넓게 펼쳐진 들판과 낮게 솟은 산,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이 있었으며 이것들은 나와 친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놀이터가 되었다. 주변의 산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위대한 산악인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였고, 흰 눈이 소나무 위에 까지 소복히 쌓인 겨울에는 극지방을 모험하는 탐험가도 될 수도 있었다. 주위를 꽁꽁 싸매던 추위가 점차 사그라드는 해빙기에는 아직 녹지 않은 얼음들로 얼음 배를 만들어 타며 항해사를 꿈꾸기도 하였다. 탐험과 모험은 어린 시절 부터 우리의 흥미를 끌기에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고 지금까지도 가슴 떨리는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모험을 소재로 한 소년의 내적성장을 주제로 다룬 『..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철학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철학
2014.05.11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행복이라는 것은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고 모호하기 때문에 내가 꿈꾸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 ‘공적행복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보고 얼마 전에 읽은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생각이 났다. 단순히 공리주의를 다루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김선욱 선생님의 ‘행복의 철학’은 공리주의라는 주제를 넘어 노동과 작업, 인간의 존엄성, 세계화, 영적행복 그리고 생각의 자유와 개인주의에 따른 행복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었다.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 무엇이기에 우리는 그 이상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하염없이 떠오르..
오랜만에 들춰본 책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오랜만에 들춰본 책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2014.05.11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토익을 준비하고 관련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데 반해, 나는 아직까지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 해보신적 있지 않은가요? '내가 배운 것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쓸모가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해보고' 무엇을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하곤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분야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선배들을 만나기는 시간도 여의치 않고 무엇을 물어보고 대답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 이런 와중에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